오늘 20차 촛불에선 그간 수고한 사람들을 소개했었는데요
그분들 말고도 곳곳에서 무명으로 수고한 이들이 참 많습니다
그 중 한 팀은 꼭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광화문에 가보신 분들은 오가며 많이 보셨을 노랑풍선...
이게 처음부터 끝까지 개인이 사비 수천만원을 들여서
진행하신 건 잘 모르실 겁니다
세월호 천막을 지키며 이 분들과 알게 됐는데
처음 오실때나 풍선을 나눠주는 마지막날인 오늘도 소리소문 없이
조용히 다 나눠주고는 어느 누구에게도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못 들은체 조용히 떠나갔습니다
10차쯤 되었을 때 처음 "자금이 솔직히 좀 부담이 되긴 합니다"고 하시곤
그래도 끝까지 가겠다고 하시더니 결국 끝을 보셨습니다
제게 준 명함을 보니 비눗방울공연 "벌룬데코"라는 업체의 사장님이시네요
남,여 여닐곱분이 팀을 이뤄서 작업하셨는데 이 분들이 기억에 남는 건
팀원 모두가 밝은 얼굴로 오가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참으로 귀해 보여서 입니다
마지막인 오늘 넌지시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 듣는 게 좀 그렇죠..."했더니
"아닙니다 제가 좋아서 기뻐서 한 일인데요 뭐.."이러면서
마지막 악수와 사람좋은 미소를 남기고 과감히 사라지시는데 참 멋졌습니다
저런 분들이 모이니 광화문 광장이 건강하지... 싶습니다
저보다 조금 어리신 것 같던데 이분께 인생 한 수 잘 배웠습니다
하시는 일 잘 되고 늘 건강하시길 빌어봅니다
추신:
오늘도 어김없이 세월호광장 근처를 어슬렁거리는데
누군가 어깨를 탁 칩니다 누군가? 하고 얼굴을 돌려 쳐다봤더니
모 경찰서의 xx과 형사분이었습니다
광장에서 만나 서로 인사하고 지내다 요즘은 쭈욱 안보였었는데
오늘 보니 그래도 반갑더군요 "어이구 오랜만입니다"하고 인사하며
서로 악수를 나누는데 손을 잡는 게 좀 이상합니다 남녀 사이도 아닌데
너무 꼬옥 쥐고 놓아주질 않네요...ㅋ...
그러고는 귓속말로 "그간 수고 많으셨습니다"이러면서 어께를 툭 치고는
이 분 역시 미소를 남기고 가십니다...ㅎ..
말을 안해서 그렇지 경찰들도 촛불 시민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