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한 때는 한국의 빌게츠를 꿈꾸며
빨간 눈으로 검은 밤을 지세든 소싯적이 있었죠.
안철수씨가 배포한 V3를 받아 바이러스 소스도 분석하고
이찬진 팀이 만든 한글 베타 버전을 바다 테스터 활동도 하고
어셈블리 돌려 입력 받은 결과들이 검은 CRT에 초록 글자로
한 줄 한 줄 뿌려질 때의 쾌감도 느꼈고,
컴터 관련 자격증 같은 것은, '밥벌이나 하려고 따는 것'이라는
어리석은 만용을 가지기도 했었죠.
저는 전공자도 아니고 그냥 컴질이 좋았고
제 문제를 해결할 정도면 충분했으니까요.
그렇게 보낸 시간이 근 30년 가깝네요.
제가 머리가 나쁜 것인지, 손가락이 병신인지
근 30년간 매일같이 몇 시간씩 컴터를 끼고 살아도
지금까지 자판을 외우지 못합니다.
두세 손가락으로 자판을 보며 칩니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그냥 보통은 치네 할 정도로 보였죠.
속으로 부끄러운 적도, 불편한 적도 많았습니다.
올 해, 작지만 거창한 목표를 세웠습니다.
워드1급을 따보자!
기출문제를 보니 필기, 실기 할것 없이 완전 껌이더군요.
딱 하나만 빼고 말입니다.
실기에서 문서를 작성 편집하려면 일단 입력을 해야 하는데
저의 독수리 발톱으론 시간이 안 나올듯 하더군요,
주변에 좀 물어보니 얼쭈 300 타 정도는 나와야 안 되겠나 합니다.
1차 필기는 실수 없으면 만점에 가까울 거고,
2차 문서 편집이야 거의 개발자 수준이고...(믿거나 말거나 ㅎㅎ)
3주일 째 매일 한두 시간씩 타자연습 중입니다.
그런데 자판은 외웠는데 손가락이 말을 안 든습니다.
머리가 명령을 잘못 내리는 것 반
손가락이 제대로 수핼하지 않는 것 반
쉬프트를 누름며 손가락 자체가 마비되어
다음 글쇠가 어디인지, 손가락들이 원래 정위치에 놓이지 않아
100% 오타입니다.
남들은 3주면 150, 200 타를 친다는데
저는 왜 이럴까 싶습니다.
기계적인 동작은 연습외엔 길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뭔가 가시적 발전이 있어줘야 재미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재미 대신 하소연입니다. ^ㅎ^
지금 이만큼의 글을 치는 데 30분이 걸리네요.
이러다 자격증 원수접수나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타자 잘 치는법 전수해주세요, 싸부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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