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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한 지 45년이 넘은 앰프와 스피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7-01-06 21:11:01
추천수 17
조회수   2,466

제목

구입한 지 45년이 넘은 앰프와 스피커.

글쓴이

김봉길 [가입일자 : 2004-03-30]
내용


1972년 대학 졸업을 앞두던 때 은사이신 음악과 교수님과 아이쇼핑&히어링 쇼핑하러 충무로(당시는 수입 오디오 판매하는 곳이 충무로와 세운상가뿐이었음)에 갔다가 충동적으로 구매했던 거랍니다.
물론 제가 산 거 아니고 교수님이 사셨는데 당초 구경만 한다고 하다가 소리 듣고 뿅 가신 교수님이 그 밤중에 형수한테 달려가서 돈을 빌려 벼락치기로 사셨답니다.

스피커는 아래의 유닛을 사서 포장 안에 나온 인클로저 설계도면대로 학교목수에게 사정해서 (그 양반이 장인이더군요.) 만들었습니다.

45년이 넘은 굿맨 엑시옴 201 스피커


튜너는 진공관인데 이건 50년 정도 되었을 거에요. 당시도 중고니까...
프리와 파워 역시 중고니까 46~47년은 되지 않았을까 싶고..

45년이 넘은 다이나코 스테레오 120과 프리 PAT-4

(위로 부터 FM 튜너, 프리 PAT-4, 파워 ST-120. 튜너는 진공관이고 앰프들은 모두 트랜지스터)

이 외에 턴테이블은 가라드 제로100인데 (아, 이건 사진이 없네요.) 이것들을 댁으로 가져가서 설치를 하고는 두근대는 마음으로 FM부터 들었는데 그 감동~~~.
지금도 새롭습니다.

문제는 교수님이 단독주택을 지으면서 이사가시고는 무려 20년간 광 속에 쳐박아 두셨다는 거.
그 이유는 사모님이 미술(서양화)하시는 분이라 작품제작 공간이 좁아서 광으로 쫓겨 났다는 건데 저랑은 한동안 왕래가 없으셔서 그런 사정이 있는 줄 모르고 이젠 다른 기계를 쓰시겠지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다 얼마전 오랫만에 연락이 되어 이야기 나누다가 이 오디오를 말씀하시면서 이것들 쓸 수 있는지 확인 좀 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80이 다 된 분이 이것들을 죄다 차에 실고 직접 운전해서 우리 집에 가져오셨습니다.
와~~ 살펴보니 모두 녹 투성이에 찌든 먼지 투성이라 며칠동안 낑낑대며 녹 닦고 먼지 닦고....

그런데 신기한 게 소리가 쨍쨍하게 나는 겁니다. 물론 잡음도 있었는데 그건 하도 오래되어 납땜한 곳이 단락되기 일보전이라 이런 곳 찾아 때웠더니 문제 모두 해결....
그런데 다이나코의 앰프를 보니 정말 간단합니다. 심지어 프리앰프는 포노 EQ까지 해서 모두 8개의 트랜지스터로 꾸며져 있습니다. 내부에 실드선도 안쓰고.... 그런대도 별 잡음 없이 제 출력이 나오는 게 대단하네요.

문제는 턴테이블인데 구리스가 찌들어 동작이 안되어 군포의 성*전자로 가져가니 찌든 곳 닦아내고 몇 군데 기름 치고는 림드라이브의 위치를 조정하는 것으로 해결되네요. (아 그럴 줄 알았으면 내가 다 고치는 건데...)

턴테이블이 한 쪽이 나오다 안나오다 해서 살펴보니 카트리지랑 연결하는 점퍼선의 용접이 떨어져서 그런지라.. 그리고 바늘의 수명이 다해서 새로 가는 것으로 해결되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네요. 어떻게 그 긴 세월동안 큰 이상이 없었는지. 스피커는 엣지도 생생합니다. 아마 선생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별 이상 없이 들으실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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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 2017-01-06 21:26:13
답글

다이나코 , 욕심이 남니다 . 70년대 , 주머니에 돈이 없었어도 명동에 나가면 으례 들러서

눈으로 배채우던 충무로 오됴샾 . 티악 릴덱 존 넘을 그렇게나 침을 발랐었는데 .. 나중에

이것저것 살 형편이 될때쯤 .. 릴은 쓰임새와 편의성에서 거의 퇴물로 잊혀져 가있더군요^^;;

김봉길 2017-01-06 21:30:41

    티악 1230릴 테크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건 전문수리를 해야 겠더군요. 누가 필요로 하시는 분이 계시면 양도하실 겁니다.

김봉길 2017-01-06 21:32:43

    음악과 교수님(목관 전공)이라 녹음기가 필요하셔서 구입했는데 이젠 퇴직하신지 이십년 가까이 되시는 지라...
그리고 20년 이상 방치해서 모터는 돌긴 하는데 이상이 있는 거 같습니다.

한권우 2017-01-06 22:01:11
답글

기계는 어떤 것이든 단순한 것이 고장도 없고
성능도 가격대비 좋더라구요.
보기에도 멋스럽네요.^^

김승수 2017-01-07 09:10:51

    아날로그 기술로 만들수 있는 최상의 소리는 이미 70년대에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이종호 2017-01-06 23:32:58
답글

옛것은 존 것임돠....

nuni1004 2017-01-06 23:51:32
답글

예전 아나로그 엔지니어분들은 트렌지스터 몇개로 복잡한 기능의 회로도 만들곤 했는데
기초적인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고 있어서 그렇죠

근데, 요즘 엔지니어들이 똑같은걸 만든다고 칠때..
훨씬 비싼 현대식 소자로 복잡하게 만들어야되는 경우도 많다더군요...

기술도 예전의 첨단?기술은 시대가 바뀌면서 사라지는것도 있더라구요..

지인수 2017-01-07 00:34:49
답글

장인어른께서 70년대에 충무로 '동양앰프사'
80년대에는 '한일전파사'에 계셨다고 하던데요
직원으로 일하다가 나중엔 직접 운영하셨다고...

72년이면 그 때 즈음이네요^^

yws213@empal.com 2017-01-07 01:11:10
답글

학교 목수님이 혹시 제가 아는 분일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이유는 왜 일까요? ^^
그 분이 이제는 60이 넘으셨을텐데, 궁금하네요.
제가 아는 분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김봉길 2017-01-09 13:41:30

    72년에 환갑이 넘은 분이시고 지금은 작고하셨습니다. 그때 놀란 게 스피커 구멍을 뚫는데 '시끼마시'란 가느란 톱으로 그냥 한번에 동그랗게 뚫더군요. 50년 가까이 목공일을 하셨다고...

김일영 2017-01-07 03:46:20
답글

기기의 문제 부분을 한 번에 파악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꼭 예전 그림 그리는 프로그램의 '참 쉽죠?'가 메아리칩니다.

장순영 2017-01-07 13:15:07
답글

충무로 동우전자인가? 에서 처음으로 기기를 구입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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