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상에 유일하게 나만이 가슴의 병이 깊은줄로 믿었다.
꽤 긴 시간을 흘려보내고도 혼자 차를 운전하던중 혹은 갑자기 화장실로 달려가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이는 나밖에 없다고 믿었다.
누구보다 신의 존재를 의심치 않았으면서도 가장 신을 저주하게된 이도 나밖에 없다고 믿었다. -혼잣말-
원제: In America (부제: East Of Harlem)
감독: Jim Sheridan
출연: Paddy Considine, Samantha Morton, Sarah Bolger, Emma Bolger
2002년에 제작되었던 이영화는 주로 블록버스터, 엽기 코믹 혹은 로맨스가 주를 이루는 수입시장의 여건을 볼때 국내에 정식으로 릴리즈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어 정품 소프트에 대한 리뷰가 아닌 사적인 감상으로 올립니다.
'짐 쉐리던' 감독의 작품인데 감독의 이름만으로 무릎을 치는분들이라면 어쩔수 없지만 그이름이 생소하다면 그저 하나의 소품을 대하는 마음으로 선입견 없이 감상하시면 좋겠습니다.
스토리는 어떤 아픔을 품고 있는 한가족의 이야기이고 'In America'란 타이틀이 영 어색하단 느낌이지만 앵글의 시점을 담담하게 혹은 멀찌감치 두고 특정 캐릭터의 시점에 촛점이 모이지 않기를 바란 감독의 의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천사의 아이들'이란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더군요.
사실 가장 많이 카메라에 클로즈업되었던 대상이 말그대로 천사처럼 예쁘고 착하고 순진무구하지만 어른보다 훨씬 속깊은 어린자매여서 그 번역이 합당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크래딧이 올라가는 시점에서 느껴지는것은 주인공이 특정인물이 아닌 앵글너머에 맺여져있는 아픔과 생명 그리고 기적으로 믿고싶은 인연 인것 같습니다.
주연캐릭터가 불법 이민온 아일랜드계 가족이고 그무대가 마약환자들과 변태? 들이 살고 있는 슬럼이어서 가족영화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20대가 본다면 아름답다는 느낌을 30대가 본다면 행복한 느낌을, 나이가 드신 분들이라면 그 어떤것에 공감되어 눈물을 흘리실 분들이 꽤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제경우는 이가족중에 제일 미련하고 어둡고 아파하는 가장('크라잉 게임'에서 꺼벙한듯 매서운 역할을 맡았던 배우)의 몸짓 대사한마디가 친구는 물론 가족에게도 내색치 않고 홀로 가슴속에만 숨겨온 아픔과 공명하여 눈물을 펑펑 쏟았더랩니다.
그 대사중에 한 대목입니다.
"내 생명과 맞바꿔서라도 프랜키(아들)를 살려달라고 신께 빌었다. 하지만 신은 우리둘 모두를 데려갔어. 나를 봐, 난 지금 유령(ghost)일 뿐이야!"
남의 눈에 지극히 정상적으로 생활하는듯 보이는 사람들중에 사실은 끔찍한 고통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만이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여 더 아파하는 이들이 이세상엔 적지 않으리란 것을 깨닫게 됬습니다.
라스트 크래딧의 첫머리가 '프랜키 쉐리던을 기억하며(dedicated to the memory of)' 이고 각본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쉐리던가의 사람들인것으로 보아 감독의 자전적 사연듯 합니다.
하지만 아주 담담하고 현실적인 시점으로 관객의 감정선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영화학도라면 필히 접해봐야할 작품인듯 싶고 인생이란게 어떤것인지 어느정도 터득했다고 믿는 세대에게도 다시한번 자신의 삶의 가치를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인것 같습니다.
참고로 감독의 전작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역시 '나의 왼발(My Left Foot)'이었고 모든 작품들이 아일랜드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와는 아주 먼곳에, 성향자체만 봐도 그 흉폭함으로 로마를 정벌해서 씻을수 없는 치욕을 안겨줬던 켈트민족의 감성이 어쩌면 그리도 공감하게 되는지요.
특히나 음악적 감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