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파카만년필 잉크를 주사기로 채우면서 PC를 켜니 민구님의 글이 있어 이렇게 몇자 남겨 봅니다.
나름 고가 모델은 많이 써보지는 못했는데 만년필은 실용적인 펜이 최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일본 만년필이 저평가 되어 있지만 알파벳과 달리 획수가 많은 한글은 세필에 적합합니다.
하지만 세필은 펜끝이 가늘기에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느낌이 적다는 단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한 잉크를 펜끝으로 보내는 양이 적어서 번지는 현상이 적지만 반대로 필기감이 부드럽지 못하고 몽블랑과 메이커에 비해 잉크가 굳는 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래서 결론 내린 제가 소유하는 만년필의 용도는 몽블랑은 사인용, 파카락카(트위스트 캡으로 만들어서 잉크마름을 막아줬음하는 모델)는 업무용, 펠리컨EF 일기 및 깊은 생각이 들어간 글쓰기용, 오로라 가장 맘에 드는 필기감으로 아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잉크는 쿼크에서 시작해서 쿼크로 간다는 말이 있지요
오로라 잉크의 검정색은 다른 잉크에 비해 더 검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눈에 더 잘들어오는 느낌입니다.
몽블랑 잉크는 병의 디자인이 잉크를 넣기에 편하기에 한병사서 쓰고 있구요
팰리컨은 무난한느낌 쿼크는 묽은 느낌이 들어서 좋아하진 않지만 잉크가 잘 마르는 펜에는 적합하지 않나 싶습니다.
한동안 플랭크린 플래너 속지를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이유는 만년필로 필기를 하면 다른 종이에 비해 번지는 현상이 적기 때문이였습니다. 혹시나 해서 이태리에서 만든 수첩을 사용해 보기도 했는데요 일단은 엄청나게 번져서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그건 아마도 볼펜을 사용하는 것을 염두해 두고 만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도 서구사람들은 연필을 사용하니 만년필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 수 도 있겠지요
고신영복선생님의 옥중서신에 종이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붓글쓰는데 있어서 종이 또한 붓이나 먹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인가를 쓰고 기록하는 도구에 대한 집착이 필기구만 몇백만원어치를 사고 내가 죽을 때 까지도 다 못쓸 필기구를 소유하고 있는 내모습을 보며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분명 제 경제력의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며 그 보다 더 큰 자괴감은 내 내면에서 그러한 도구로 표현할만한 가치 있는 것을 찾기 어렵다는 것에 있습니다.
저도 와싸다를 보며 여러 장비에 대한 호기심과 부러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적지 않으 분들이 소박한 장비에 정착하고 진정 음악을 즐기는 것이 최고 라는 사실을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만년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날마다 쓸수 있고 바로 잉크가 나와서 쓰는데 불편함이 없으며 가격이 저렴한 만년필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무엇을 담고 본질이 무엇인가가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