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택배사로부터 카톡이 오더군요. 
 '내일 배송하겠습니다' 
 아! 두근두근... 




어제도 용수님께서 문자로 안전하게 배송되기를 염려하셨는데 온전한 박스로 받았습니다. 
박스 개봉 전은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용물은 바로...


 

인켈이 AD 시리즈에서 AI 시리즈로 야심차게 발족한! AI-3010 앰프입니다. 

이 디자인 계열의 앰프로는 4010이라는 모델명의 리시버를 사용한 경험이 있습니다.
4010은 그렇게 좋은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칼칼한 빈티지 앰프 소리에 익숙한 저에게 4010은 뭉텅뭉텅한 굉장히 성의없는 소리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마치 맹맹하고 오래된 곰치국을 먹는 기분이랄까요...
그래서 바로 와싸다 장터행을 시켰는데 구매자분께서 라디오 기능이 있는 리시버를 5.1채널 디지털 리시버로 생각하셔서... 5.1채널 출력은 되냐? 스피커 케이블 좀 같이 달라, 서울로 나와서 만나자... 아니, 젊은 사람이 왜 다 안 된다고 그래...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일산 신도시에서 만났는데 다마스 끌고 오셨더라구요. 그때 아마 에어로 톨보이 스피커도 같이 팔았었나 그랬습니다.


  

왼쪽에는 이렇게 스피커 선택 - A+B 출력이 된다고 합니다! 바이앰핑이 가능해요. 또 소리 조절 필요없이 다이렉트로 신호 전송하는 다이렉트 단자가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묵직히 돌아가는 볼륨! 과 셀렉터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녹음 셀렉터 라는 기능이 저에게는 생소한데요... AI-AX 시리즈에 추가된 대표적인 기능입니다. 
프리앰프처럼 여러 소스를 한곳에서 출력해주는 '모니터출력' 기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기능을 응용하면... 가게를 운영한다고 할 때 매장 안은 AI3010앰프로 소리를 출력하고 매장 밖은 다른 앰프를 연결해 다른 음량으로 출력할 수 있습니다. 
3010 앰프 두대를 연결하면 4채널 출력에 모니터 출력이 준비되어있고...
세 대면 6채널, 네 대면 8채널, 다섯 대면 10채널...
여섯 대면 12채널, 일곱 대면 14채널, 여덟 대면 16채널...
계속해서 출력이 가능합니다. -_- 그러면 궁금해지는 게 원 소스의 신호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지겠는가! 그리고 음질은? 
그건 안 해봐서 모르겠습니다. -_-

그리고 하단부에는 음량 부스터 단자와 제가 원하던 바로 그 기능! 모노 단자가 있습니다. 
모노 기능때문에 ad-2210앰프를 구하던 거예요. 
제가 모노 음반이 많거든요. 모노 녹음반은 모노 출력으로 들어야 그 맛이 있죠!
스테레오의 텅 빈 공간을 모노가 그윽히 채워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테스트해보았습니다. 소리는 잘 나오네요. 아, 이 소리가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AI 시리즈의 첫 소리로군요! 칼칼함은 끝자락에서 일렁이고 부드러운 소리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음량도 그전 시리즈와는 다른 듯 합니다. 
그런데 '모노' 기능이 안 됩니다... ㅠㅜ 그래서 청소에 들어갔습니다. 




고질적인 노브 잡음을 막기위해 2중 케이스로 감쌌습니다. 




이렇게 분해하니 또 디자인을 리빌드(re-build)하고 싶은 욕구가 불쑥... ㅠㅜ
판넬을 무늬목 마감하고 레이저 각인으로 글씨들 새기고 노브들은 갈색페인트로 칠하면 멋질 듯해요... ㅠㅜ




분해해보니 앰프 내부에 먼지가 장난아니게 많았습니다. 손가락으로 쓱 쓸면 시껌뎅이가 묻어날 정도로요... ㅠㅜ
그런데도 제 성능 나올 정도로 기판 설계가 잘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칫솔로 딲고 청소기로 빨아들이고 단자들에는 기름칠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모노기능이 작동합니다! 아... 아...ㅠㅜ 역시 스테레오와는 다른 꽊 찬 소리...

AI-3010은 새 시작을 알렸던 인켈의 하이파이 앰프입니다. 
스피커 연결단자도 바나나 단자가 가능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노브들의 조작감도 묵직합니다.
소리도 많은 분들이 혹평하시는 인켈 소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온기를 머금고 칼칼한 맛이 있고... 저 쪼매난 북셀프로 음악감상 잘 했습니다. 

이런 좋은 앰프를 나눔해주신 이용수님, 어떻게 감사의 말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ㅠㅜ
택배비도 내주시고... 또 이사하시느라 경황이 없으신데 계속 앰프가 잘 도착하기를 염려해 주시고... 
이사가 잘 마무리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저도 이 앰프를 꼭 필요한 분이 계시면 제 나름의 복잡한 심사를 거쳐 무상으로 양도하겠습니다. 
아니면 튜닝해서 비싼 가격에 팔아서 원금 빼고(도색비, 레이저 각인비 많이 듭니다... ㅠㅜ)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