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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 응모 잡문 "글마"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6-10-14 02:25:40
추천수 21
조회수   633

제목

백일장 응모 잡문 "글마"

글쓴이

주응준 [가입일자 : 2005-07-24]
내용






 

글마!!


.




이 뻘건 대낮에




왜 갑자기 글마가 생각 날까??




마음속으로 세어봅니다.




열넷 열다~ 열여섯, (<== 중1, 중2, 중3)




열일곱 열여덜...




아!! 열여덜 고딩 2년때구나.






벌써 28년이 되었네!! 하며 씨익 미소띄는 새




제 마음은 28년전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


.


첫 수업시간,




담당 선생님의 출석 부르는 소리.




아무개~




옛!




누구누구,




예~




거시기~




묵묵부답...




거시가~~




와예?? <======아침부터 개 박살 낫쓰!!




000 .......




000 .......




임마 안왔나??




고개돌려 휘익 둘러보니 그노마가 안 보이더군요




"이상타!!??"




"이노마 농띠 칠놈이 아닌데??"




했었지요.


.


.


수업 마치고 하교길에




그노마 자취방으로 발걸음 돌렸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뻘건 대낮였스니 토요일인 듯 하네요.




책가방 팔짱끼고 모자는 빼딱하게 쓰곤 털래털래 걸어서 다다른 곳.




낡디 낡은 한옥 삐그덕거리는 누~런 나무대문 열고 들어선 그노마 자취빵!!




"00 아~~"




"누고?~~"




"엉 내다, 니 와 학교 안 왓노?"




"아파 못갓따~"




방문 열어보니




그노마는 컴컴한 방에 어퍼져 잇꼬...




"어데 아프노?"




"몰라~ 몸살인갑따"




;마이 아프나?"




"인자 쫌 괘안타"




"니 밥또 못 무~깻네?"




"그카지 말고 드러온나"




"아이다 쪼끔만 이써바라"




책가방 던져놓곤 밖으로 나왔습니다.




.


나오며 주머니 뒤져보니




정확힌 기억 안 나지만




얼마간의 돈은 있었습니다.




하기사 이백원 안되는 돈이었지만...




두 세가지 산 후




마지막으로




정육점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입 앙!!다물고 들어가




씩씩하게...




우렁찬 목소리로...




(하지만 제 귀에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슴 ^*^)




아저씨 돼지고기 백 이십원어치만 좀 주이소!!~~




주인 아저씨의 어처구니 없어 하시는...




하!!~~ 하는 그 웃슴소리에...




무지 부끄러버도 햇꼬




속으로 "에이 씨파 쪽 팔리 디지겟네"햇찌만,




그때 팔은 쪽 때문에




지금도 그 아저씨의




어처구니 없어 하시는 우슴 띈 얼굴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


.


커~~다란 계란 하나정도 분량의 돼지고기




대파 한 개




그리고 진로 한 병!!




돌아오는 잠깐동안의 제 발걸음은




보무도 당~~당~~(동네사람들 지진났다고 피난 갔슴)




득의는 양~~양~~(하늘을 찔러 며칠후 큰 홍수 졌슴)




말 그대로




개선장군 였습죠.






.


자취방에 25시간 항상 있는 찬 밥과 시어빠진 김치!!




비록 차갑지만 하~얀 쌀밥과.




신 김치 썰어넣은 푸~짐한 돼지고기 찌게(히~~)




그리고 성군 세종대왕께서도 승하 하실때까지




한번도 드셔보지 못 했던 아름답고도 투명한 진로 한 병!!


.


생애 최고, 최대의 만찬이었읍니다...






.


.


그 친구 그거 먹고 힘내 공군 사관학교 갔습니다.















 불쑥 백일장에 뛰어들어 죄송합니다

 저도 이제 가을 타는 나이가 되었는가봅니다

 이 잡문은 이천삼년도 즈음에 썼었고 시대 배경은 1975년도 저 고2때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채팅 단어 써서 죄송합니다



 수억아~~~ 디게 보고십따  내 응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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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2016-10-14 09:14:27
답글

유소년기 때 부터 쇠주병 주디와 뻡뻐를 많이 하고 다니셨군요...^^

이 글을 보면서 몇년전(벌써 그렇게 되었네...) 셀프 사망한 친구녀석이
생각나네요

꼭 오밤중까지 술에 절어 신혼방에 찿아와 나랑 마누라 사이에 낑겨서
디비져 잤던 넘.....ㅠ.ㅠ

손은효 2016-10-14 09:18:52
답글

아! 친구 생각이 납니다.
몇 년을 대입때문에 재수,삼수,사수 하던 친구........... 생계때문에 공부좀 하다 돈벌고 또 공부하다 벌이하고
그러니 대입에 전념할 수 없었던친구, 대학교 자취시절 불쑥 학교로 찾아와 한잔하자 하길래 딱 만원밖에 없었던
내 생활비로 삼겹살에 자취방 버너들고 학교뒤 예비군교육장에서 그 만원어치 먹고 찾아온 친구 걸어서 돌려보냈고
나는 다음 생활비 생길때까지 거지 생활했었던, 그 때 그 삼겹살과 술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었다는 그 친구

주응준 2016-10-14 18:23:03
답글

서랍 속에 십수년 잠 잘자던 놈을 꺼낸 이유가, 또는 목적이 이 종호님과 손 은효님처럼 제 못난 글을 읽으신 후 친구 생각 절로 들게 된다면... 하는 소망 입니다 더 큰 소망은 있지만 그 발톱은 영원히 감추렵니다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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