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싸다에서 시작한 보육원후원.
끊을래야 끊을 수 없고 그만 두어서도 안되는 일 중 하나라는 생각을 늘 하곤 합니다.
지금은 게시판에 올려 진행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뜻이 맞는 몇분과 함께 계속 이어서 하고 있죠.
제게 있어 큰 시련이 왔었지만, 잘 헤쳐 나가고 다시금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제가 가졌던 자그마한 좋은 마음이 절 지켜 주었다고 믿습니다.
지난 추석 전이었습니다.
보육원을 찾기 위해 주섬주섬 챙기고 박스 준비하는데 제 작은 녀석이 물어보더군요.
토요일 가는 날인데 같이 가면 안되겠냐고 말이죠.
가서 친구도 되어 주고 싶고 6학년이라고 동생들도 만나보고 싶다는 아들의 이야기에 안타깝지만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저 아이의 호기심에.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가보고 싶었던 겁니다. 아빠가 하는 일이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죠.
"아빠 엄마가 없거나 있어도 보지 못하는 상황인데 네가 가면 넌 그저 아이들에게 부러울 수 밖엔 없을거야. 네가 느끼지 못하는 아빠 엄마의 존재가 아이들에겐 나와 다름이란 느낌으로 상처가 될 수도 있어"
둘째는 6학년인지라 금방 이해하더군요.물론 약간의 서운함은 얼굴에서 떠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잠시 후.
방에서 마트에서 장봐왔던 박스에 책이랑 장난감을 가득 담아서는 둘째가 가지고 나옵니다.
"난 이제 이런거 가지고 놀 거 아니고 책도 다 본거라서^^ 그리고 이것도 전해주세요"
하며 둘째는 문화상품권 한장을 제게 건넵니다.
학원에서 상으로 받아온 문화상품권이었습니다.
며칠 전 자랑 자랑하며 호들갑을 떨었던 그 상품권이었습니다.
둘째는 상품권으로 뭘 살까 물어 보았었는데, 책이든 뭐든 네 마음에 닿는걸로 사라고 했던 제 이야기를 그렇게 사용하기로 정한겁니다.
그걸 본 제 큰녀석이 자기도 한 장 있다면서 가지고 나오더군요.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입니다.
근래 들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공부 잘하라고 이야기 한 적이 없습니다. 남에게 배려하고 겸손하라는걸 늘 이야기했는데 두 녀석은 아직까진 올곶고 정직하게 잘 커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마음도 가질 줄 아는게 대견하기도 하고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정말 다행인건 보육원의 아이들이 정말 밝고 건강합니다. 마치 제 아들처럼 말이죠.
누구 하나 어두운 기색이 없고 당당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입니다.
전 그런 아이들의 웃음이 너무도 좋습니다.
세상은 아직 살아갈 만하고 아이들에겐 성장하면서 만날 더 큰 꿈과 미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는게 힘들고 지칠 때마다 내 아이들, 보육원의 아이들은 늘 제게 힘을 주는 비타민입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가을 하늘처럼 내 마음도 한없이 푸르러지는 가을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고 누군가로부터 사랑 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푸른 가을 하늘처럼 푸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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