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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아들의 문화상품권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6-10-13 09:01:52
추천수 83
조회수   939

제목

[백일장]아들의 문화상품권

글쓴이

이현창 [가입일자 : 2003-08-16]
내용
와싸다에서 시작한 보육원후원.

끊을래야 끊을 수 없고 그만 두어서도 안되는 일 중 하나라는 생각을 늘 하곤 합니다.

지금은 게시판에 올려 진행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뜻이 맞는 몇분과 함께 계속 이어서 하고 있죠.

제게 있어 큰 시련이 왔었지만, 잘 헤쳐 나가고 다시금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제가 가졌던 자그마한 좋은 마음이 절 지켜 주었다고 믿습니다.



지난 추석 전이었습니다.

보육원을 찾기 위해 주섬주섬 챙기고 박스 준비하는데 제 작은 녀석이 물어보더군요.

토요일 가는 날인데 같이 가면 안되겠냐고 말이죠.

가서 친구도 되어 주고 싶고 6학년이라고 동생들도 만나보고 싶다는 아들의 이야기에 안타깝지만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저 아이의 호기심에.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가보고 싶었던 겁니다. 아빠가 하는 일이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죠.

"아빠 엄마가 없거나 있어도 보지 못하는 상황인데 네가 가면 넌 그저 아이들에게 부러울 수 밖엔 없을거야. 네가 느끼지 못하는 아빠 엄마의 존재가 아이들에겐 나와 다름이란 느낌으로 상처가 될 수도 있어"

둘째는 6학년인지라 금방 이해하더군요.물론 약간의 서운함은 얼굴에서 떠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잠시 후.

방에서 마트에서 장봐왔던 박스에 책이랑 장난감을 가득 담아서는 둘째가 가지고 나옵니다.

"난 이제 이런거 가지고 놀 거 아니고 책도 다 본거라서^^ 그리고 이것도 전해주세요"

하며 둘째는 문화상품권 한장을 제게 건넵니다.

학원에서 상으로 받아온 문화상품권이었습니다.

며칠 전 자랑 자랑하며 호들갑을 떨었던 그 상품권이었습니다.

둘째는 상품권으로 뭘 살까 물어 보았었는데, 책이든 뭐든 네 마음에 닿는걸로 사라고 했던 제 이야기를 그렇게 사용하기로 정한겁니다.

그걸 본 제 큰녀석이 자기도 한 장 있다면서 가지고 나오더군요.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입니다.



근래 들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공부 잘하라고 이야기 한 적이 없습니다. 남에게 배려하고 겸손하라는걸 늘 이야기했는데 두 녀석은 아직까진 올곶고 정직하게 잘 커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마음도 가질 줄 아는게 대견하기도 하고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정말 다행인건 보육원의 아이들이 정말 밝고 건강합니다. 마치 제 아들처럼 말이죠.

누구 하나 어두운 기색이 없고 당당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입니다.

전 그런 아이들의 웃음이 너무도 좋습니다.

세상은 아직 살아갈  만하고 아이들에겐 성장하면서 만날 더 큰 꿈과 미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는게 힘들고 지칠 때마다 내 아이들, 보육원의 아이들은 늘 제게 힘을 주는 비타민입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가을 하늘처럼 내 마음도 한없이 푸르러지는 가을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고 누군가로부터 사랑 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푸른 가을 하늘처럼 푸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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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2016-10-13 09:09:32
답글

오뚱사의 마음이 착하고 올곧으니 자제분도 아부지를 닮아서...아니다
제수씨를 닮아서 착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거 같습니다...^^
훈훈합니다....

염일진 2016-10-13 09:19:53
답글

애들은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운다라는 진리가 생각나는군요..~

주명철 2016-10-13 09:51:00
답글

기특한 아이들을 두셔서 행복하시겠습니다.

이민재 2016-10-13 09:56:40
답글

일전에 후원을 한 번 하겠다고 구두선에 그치고 말았는데 현창님 및 여러 회원님을 뵐 면목이 없습니다. (언제 기회 있을 때에 해야 하는데...) 이에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장한 두 아드님을 두셨습니다.

김진수 2016-10-13 10:28:49
답글

아버지의 선행이 아이들에게 귀감이 되었나봅니다.
뿌듯하시겠습니다. 든든한 후원자가 생겼네요.

전성일 2016-10-13 10:31:08
답글

날마다 공부 잘하라고 떼스는 못난 아빠는 어쩌라구... ㅠ.ㅠ

담에 벙개에서 뵈면 술한잔 철철 넘치게 따라 드리리다.

이수영 2016-10-13 10:41:03
답글

생김새는 산적인데 하는짓은 천사여...

조창연 2016-10-13 11:10:27
답글

멋지십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군요..^^
추천합니다!

이현창 2016-10-13 19:46:58
답글

와우! 생각지도 못한 추천수에 놀랐습니다! ㄷㄷㄷ
다같이 따뜻한 마음 가져보자고 올렸던 글이라, 혹여나 제가 순위 안에 들어도 1등 상품은 다음 분께로 양보하도록 하겠습니다^^

임향택 2016-10-13 21:44:57
답글

멋지시네요. 누군가를 돕는다는게 큰 용기가 필요하더군요..

심재현 2016-10-13 23:57:45
답글

아들녀석 타던 자전거를 전해주러 보육원에 가서 현창님을 뵌 게 꽤 오래 전 일이군요.
늘 변함 없는 모습에 박수와 추천을 보냅니다. ^^

박태규 2016-10-14 04:31:06
답글

언젠가는 보상받을 날이 올겁니다.
물론 현창님은 그런 돌아올 보상 같은 거 바라지도 않겠지만 ...
그 보상이란 게 다름아닌 자식들의 천사같은 마음과 행동일 거라 사료됩니다.
애들에게 공부하라고 말 않는것이 실상 얼마나 어려운 일인거 다 아니까
더욱 값진 공부 가르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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