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은 알고 모르는 분은 영원히 모르겠지만,
(이거 자꾸 써먹어 보니 무지 중독성있는 멘트군요ㅋ)
지가 두메산골 촌놈출신입니다.
어릴때 기억을 유추해보면,
부모님이 벼농사를 지으실때,
오로지 비가 와야만 논에 물을 대시고,
불어난 계곡물을 끌어쓰는 계단식 천수답농사를 지으셨습니다.
따라서 비가오지않아 흉년이 진 해에는 먹을게 귀합니다.
초근목피라는 말이 있죠.
요즘 젊은 세대는 믿기 어렵겠지만,
저는 실제로 풀뿌리죽과 나무껍질을 벗겨낼때 나오는 허여멀건 속살..
그 미끈거리는 속살로 끓여낸 죽을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죽이라기 보다는 미음에 가까운)
이런거라도 배불리 먹으면 소원이 없을 그런 사람도 있는때였습니다.
옆집이나 뒷집이나 먹을게 귀하기는 마찬가지라,
배불리먹을수 없는 아이들이 빈속에 물만 잔뜩 마시고,
한여름이면 영양실조로 배만 뽈록나온 아이들이,
동네어귀를 발가벗고 뛰어다니곤 했지요.
조밥이라고 아시죠?
좁쌀로 밥을 하면 노란밥알이 모래알같아,
씹는 식감도 좋지않고 맛이 없어,
입안에서 맴돌며 목구멍안으로 넘기기가 어려웠죠.
지금은 아마 닭사료로나 쓰일텐데 그 시절엔 우리의 주식이었죠.
쌀밥을 구경한다는게 일년에 열손가락 두 번 정도 꼽을텐데,
추석날, 설날, 제삿날, 식구들생일날 등.. 그랬습니다.
상황이 이쯤되니,
어쩌다 쌀밥을 먹게 되는날...
밥먹다가 실수로 밥상에 밥알 하나라도 흘리게 되면,
아버지께서 밥드시던 숟가락으로 머리통을 후려치시며 불호령이 떨어졌죠.
"이놈아~ 빨리 안줏어먹을래! 음식 귀한줄 알아야지!"
그러면 어머니께서 또 옆에서 거드십니다.
"음식버리면 벌받는다~ "
하여간 어린시절 내 내 이런 말들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고 자랐습니다.
그런 영향탓일까요?
저는 음식을 남기지 않습니다.
어쩌다 결혼식장같은데 가서 먹게되는 뷔폐식당에 들어가도,
욕심부리지않고 딱 먹을만치만 담아옵니다.
요즘이야 먹을거만큼은 풍요로워진 세상이니,
흘린 밥알을 줏어먹는 사람은 없겠지요.
저도 이제는 흘린 밥알을 줏어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식은밥이 남게되면 버리지 않습니다.
자.. 그럼 이제 글 제목처럼 묵은 밥을 해치워 보죠.
보통 밥이 남으면 어떻게 하나요?
냉장칸이나 냉동칸으로 들어가겠죠?
저같은 경우는 해동하는데 시간이 걸려, 냉동보다 냉장을 선호합니다.
1. 냄비에 물 4컵을 담고 물이 끓으면, 오뚜기 진라면 하나를 넣고 끓인다.
(이 라면이 면빨이 매끄러움ㅋ)
2. 젓가락으로 면을 흔들어보고 꼬실한 느낌이 날때,
꺼내놓은 냉장실의 밥을 적당량 넣고 뭉치지않게 수저로 으깨준다.
3. 면이 알맞게 익었다고 느껴질때까지 밥과 함께 사정없이 끓여준다.
4. 다됐다는 감이 오면 그릇에 옮겨담아 먼저 면부터 먹는다.
5. 남은밥을 수저로 떠보면 부드럽고 찰진 죽이 되어있음을 확인하게 되는데,
무슨 말이 필요할까? 맛나게 먹으면 끝!...
어때요 참 쉽죠?
머 그렇다고하여 지가 맛나다고 모든 사람이 맛나다는건 아닙니다.
맛에 대한 보장은 못합니다.
사람 입맛이 다 다르니 말이죠... ㅎ ㅎ
P.S : 이따위걸 요리법이라고 글을 이케 길게 쓰냐?
읽느라고 괜히 눈만 버렸다 하는분껜 정말 지송함돠..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