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아와 엘지의 와일드 카드 결정전 2차전을 보았는데요.
엘지 9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김용의가 친 타구가 극단적인 전진수비를
하고 있던 기아 중견수 김호령 키를 훌쩍 넘어가려는 것을 김호령이 처절하리
만큼 쫓아가 기어이 잡았습니다. 사실 잡아도 3루 주자가 쉽게 홈에 들어
올 수 있는 상황이어서 김용의가 타격하는 순간 양팀 선수와 관중 모두는
승부가 결정됐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는데요.
그런데도 김호령은 공을 잡자마자 뒤로 쏠리는 몸을 역시 처절하리 만큼
바로 세워서 혼신의 힘으로 공을 던졌습니다.
저는 이 순간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경기장에서 직접 수비 장면을 보았다면
의문이 없었을 것인데 TV 화면으로 보았을 때는 김호령이 정확히 어디를 향
해 공을 던졌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김호령이 프로선수인 이상 홈에 던져봤자 득점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은 당연히
알겠지요.
김호령은 2루에 던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루 주자가 이겼다고 앞질러 생각하고 베이스에서 떨어져 있었다면 김호령이
2루에 공을 던져 "포스 아웃" 시킬 수 있고 2루에서의 포스 아웃이 3루 주자가
홈플레이트를 밟기 전에 이루어진다면 득점은 인정되지 않죠.
제 상상이지만, 만일 정말로 김호령이 2루에 공을 던져 2루 주자를 포스 아웃
시키면서 9회말이 종료됐다면 이 장면은 35년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최고의
명장면이 됐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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