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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 출품작) 붕붕이에게 들려주는 태교이야기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6-10-12 11:19:27
추천수 20
조회수   679

제목

(백일장 출품작) 붕붕이에게 들려주는 태교이야기

글쓴이

임향택 [가입일자 : 2004-10-06]
내용

붕붕이에게 들려주는 태교이야기


 


붕붕아


이제 8개월이 지났으니 세상이 전해주는 소리와 냄새 그리고 빛깔과 감정까지도 다 느낄 수 있겠구나.


그래서 오늘은 이 아빠가 너에게 앞으로 살아가게 될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해.


 


,


붕붕이가 살게될 세상은 공처럼 둥글단다. 그래서 붕붕이가 만약 긴 여행을 한다면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을 것이고, 사나운 폭풍우도 만나게 될 것이고, 메마른 사막도 만나게 될 것이며 무서운 호랑이도 만나게 될꺼야.


하지만 붕붕아 걱정마. 네 옆을 잘 살펴보면 너와 같은 여행을 하는 친구들이 있을 거야. 함께 손을 잡고 가렴.


하지만, 네가 더 앞서서 폭풍우와 맞서고 더 앞서서 사막에서 끌어주고 더 앞서서 호랑이와 맞선다면 그 친구들은 너를 섬기게 될거야.


기억하거라 붕붕아. 리더십이란 이런 것이란다.


 


그렇게 끝없이 걷다보면 어느새 네가 출발했던 그 장소에 다시 도착하게 된단다. 하지만 붕붕이가 보고 있는 그 장소는 예전의 그 장소가 아니란다. 진정한 배움이란 우리가 출발한 그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며, 또한 처음의 그 장소를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란다.


붕붕이가 내딛는 세상의 모든 발자욱들이 늘 새로움으로 가득하거라. 배움이란 이런 것이란다.


 


.


붕붕아 목마르지? 우리 물 한목음 할까?


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멋진 스님이 한 분 계셨어. 하루는 그 스님이 늘 불평불만이 많은 제자 한 명에게 물 한 사발과 소금 한줌을 내밀며 그 소금을 사발에 넣어 물을 마셔보라고 했어. 물 맛이 어떠냐는 스님의 질문에 제자는 버럭 화를 내며 짜다고 이야기 했지.


그러자 스님은 제자를 데리고 깊은 호수로 갔지. 스님은 제자에게 소금 한줌을 쥐어주고는 호수에 뿌리고 휘휘 저어서 마셔보라고 했어. 스님이 맛이 어떠냐고 묻자 제자는 웃으며 달콤하고 시원하다고 대답했단다.


붕붕아, 기억하거라.


인생의 고통도 소금과 같단다. 하지만 짠맛의 정도는 고통을 담는 그릇에 따라 달라진단다. 붕붕이가 고통 속에 있다면 그릇이 되는 것을 멈추고 스스로 호수가 되거라.


기억하거라 붕붕아. 자기계발이란 고통을 줄이는 것이 아니란다. 그릇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란다.


 


붕붕아 네가 살아갈 세상은 많은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서 사는 공동체란다. 모든 사람이 너처럼 정의롭거나 선하지는 않음을 인정해야 한단다.


빛이 아름다움은 어둠이 있기 때문이고, 삶이 아름다움은 죽음이 있기 때문인 것처럼, 헌신이 아름다운 이유는, 욕심이 있기 때문이란다.


붕붕아, 헌신은 내가 가진 것을 주는 게 아니란다. 헌신은 나에게 없는 것을 주기위해 나를 바치는 것이란다.


기억하거라 붕붕아, 진정한 용기란 이런 것이란다.


 


붕붕아,


살다보면 언젠가 멋지고 예쁜 여성을 만나서 묘한 감정에 빠지게 될 거야.


너무 보고 싶고, 가슴 설레이고, 만지고 싶고 소유라는 걸 하고 싶어질 사람을 만나게 될 거야.


하지만 기억하렴. 사랑하고있다고 믿는 순간 그 사랑은 소멸해가기 시작하는 거야.


늘 사랑은 '사랑하겠습니다' 의 사랑을 하거라. 그래서 사랑은 종착역이 없는 거야.


그러므로 진정한 사랑은 영원할 수 있는 거야.


 


붕붕아,


앞으로 2개월 뒤면 가여운 엄마 살을 찢고 세상 앞으로 나오겠구나. 이 아빠보다는 엄마가 너를 위해 많이 힘들었단다.


살면서 누군가의 편이 되어야 한다면, 반드시 엄마 편이 되도록 하거라.


세상은 너를 위해 완벽하게 아름답단다. 다만 붕붕이는 그 아름다움을 즐기면 된단다.


그리고 홀로서기를 하여, 세상의 또 한 줄기의 빛이 되거라.


 


세상은 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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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향택 2016-10-12 11:32:27
답글

공교롭게도 3년전 오늘, 제가 엄마배속에 있는 붕붕(태명)이를 위해 들려준 태교이야기가 카스(카카오톡스토리)에 있네요.
혼자보기 아까워 제출해봅니다(앞에꺼와 2편 제출이네요 ㅎ 반칙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사진찍기보다는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글한편을 쓰려면 내면으로 깊숙히 내려가 내 자신과 마주쳐야하는 아주 고달픈 과정을 거치는 것이 매우 힘들기는 하지만 그 과정을 거쳐 적당한 단어로 마음을 그려냈을 땐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합니다.

13년 12월 13일 3.47kg의 건강한 남자아이로 태어났고, 세상을 지키라는 의미로 수호라고 이름지어주었습니다. 이 애비가 줄 수 있는 것은, 돈도 아니요 오디오도 아니고 집도 아니고, 이런 글 밖엔 없습니다.

이민재 2016-10-12 11:44:22
답글

붕붕이 아드님은 훌륭하고 다정다감한 아버지를 두어서 세상 살아가는 동안 든든하겠습니다. 아버지의 바람대로 붕붕이를 비롯하여 우리의 자녀들이 밝고 맑은 환경에서 자라야 하는데 우리 세대가 못나서 그런지 현재는 어두운 그늘 아래 있군요.

좀 더 분발하여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셔서 이렇게 백일장에 출품해 주신 것, 백일장 애독자의 한사람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임향택 2016-10-12 12:27:44

    좋은 말씀이십니다. 제가 70년대 태어났지만, 정말 이민가고 싶을 정도로 살기힘든 나라가 대한민국이 아닌가합니다.(물론 전쟁이나 기아로 훨씬 어려운 나라도 있습니다만) 이런 환경을 자식들에게 물려줄 생각을을 하니 참 먹먹합니다. 언제부터 대학교라는 곳이 월급많이 주는 직장 들어가기위한 통관서류가 되었는지..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는 잠보충하는 곳이되었는지(좀 과장된 표현임) 그래도 와싸다는 다 떼고ㅠ가 그냥 훈훈함이 있어 좋네요 ㅋㅋ

조창연 2016-10-12 12:49:35
답글

좋은 글입니다 추천을 안할수가 없군요
수호에게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가슴에 새길만한 글입니다~

임향택 2016-10-12 13:20:49

    창연 을쉰! 그림한편에 글하나 달아서 올려주세요! 선수께서 이러고 계심 안되지 말입니다..

조창연 2016-10-12 14:38:12

    헉! 선수라뇨 당치도 않습니다..ㅠㅜ
제 글은 그저 깊이없는 신변잡기에 불과합니다.
그렇더라도 읽어주신분이 특별한 거부감을 나타내주지않으시니 고마울뿐이죠.
이따가 신변잡기 글 하나 올리겠습니다.. ㅎ ㅎ

이종호 2016-10-12 13:46:30
답글

너무 훌륭한 태교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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