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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 출품작]가을, 그리고 젖은고추...ㅡ,.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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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1 13:0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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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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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 출품작]가을, 그리고 젖은고추...ㅡ,.ㅜ^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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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가입일자 : 2004-06-02]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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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은 어마무시한데 계절을 타는 것인지 아님,
호르몬 과다분비 갱년기라서 그러는 것인지
너무 백일장의 응모작들이 저조(?)하단 소리에
붓을 꺾고 산사로 들어가다 발길을 돌려
다시 속세로 돌아와 어쩔 수 없이(?) 펜을 들었습니다.
제목이 너무 야시시하다고 욕설을 퍼붓는 분들도 계실겁니다....ㅡ,.ㅜ^
하지만,
영화도, 드라마도, 소설도 일단 제목이 좋아야 기본 피는 하듯
백일장이라는 대 전제를 각인시키고자 어거지로.....
무릇, 백일장이란 대구빡을 쥐어짜는 창작을 해야 하는데
그런 역량이 안되니 그동안 살아오면서 겪었던 것들을
무덤덤하게 써보렵니다.
제목 그대로 꼬추를 내놓고 돌아다니던 시절
나름 저희 집은 그 동네에서 제법 사는 집이었습니다.
유모 언니도 있었고 빅터 포터블전축도
그 동네에서 유일하게 갖고 있던 집이었으니까....
당시 아버지께선 청계 7가인가 8가 쪽 지구레코드 공장의
판떼기를 떼어다 레코드점에 파는 업을 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목장갑을 짜서 납품하는 그런 일도...
말 그대로 유통(?)업을 했었던 듯 싶습니다.
항상 저희 어머니와 동부인 해서 시발택시를 타고
외부로 놀러(비지니스..)나가시는 일이 빈번했었죠..
그러다가 뭔가 잘못되어서 인지 그 업을 접은 아버지께선
부동산 리모델링 사업을 하시면서 이사다니는 일도 잦았고
그와함께 제법 돈도 벌어 저희들도 외식에 동참을 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축음기에서 포터블 전축을 넘어 새그림이 새겨진
유리창 여닫는 발달린 전축이란 것도 들여놓고.....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일감이 없는 겨울철 동네사랑방에 모여 심심풀이 화투를 즐기시던
아버지께서 제대로 타짜를 만나 몇채 되던 집들을 홀랑......ㅡ,.ㅜ^
술을 전혀 못하시던 아버지께선 사람들과의 교분이 그리 두텁지 못해
늘상 같이 일하던 인부들이 모이던 인력사무소 겸 놀이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말그대로 타짜가 끼어 들면서 순진한 아버지께선
심심풀이에서 도박이란 것으로 갈아타시게 된거죠..
하루아침에 자가에서 전세로 가세가 기울면서
그렇게 유순하고 얌전하시던 아버지는 폭력적으로 변해가고
툭하면 어머니께 손찌검을 하시더니 나중에는 저희들에게 까지
폭력을 행사하시며 사람이 변해 가셨습니다.
하반신을 발가벗겨 집밖으로 형과 같이 쫓겨난 적도 많았고...
자가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하꼬방이라고 하는 판자촌으로...
보다못한 외갓집 할머니께서 쌈짓돈을 싸들고
하나밖에 없는딸래미 고생한다고 전셋집을 마련해 주어
이사간 곳이 신당동 광희초등학교 인근이었습니다.
뭘 모르던 나이였지만 그 시절이 지금 생각해 보면
참 행복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선 도박에서 손을 끊고 다시 자전거로 시작하는
유통업(?)을 재개하시면서 어머니께도 잘하셨고
저희들에게도 오징어 뎀뿌라도 만들어 주시곤 했습니다.
늘 그렇듯 외갓집 할머니께서 저희집에 놀러오시는 일이
잦으셨고(아버지의 폭력으로 부터의 감시차)
그럴때 마다 아버지께선 맛있는 음식(중화료리)을 시켜
저희들의 입을 호강시켜 주셨습니다.
그렇게 행복하게 지내던 어느 늦여름 날......
저녁을 잘먹고 작은형과 같이 세발 자전거를 끌고서
집앞 비탈길에서 형은 자전거에 타고 나는 자전거 핸들을 잡고
앞으로 끌다 미끌하고 넘어졌는데.....ㅡ,.ㅜ^
아랫도리에 따뜻한게 느껴지는가 싶더니
"종호야! 너.......피나!"
작은 형의 외마디에 아래를 내려보니
여름반바지 아래 허벅지로 유혈이 낭자......ㅡ,.ㅜ^
그 때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7살때인가 였는데
작지도 않은 덩치의 저를 번쩍 안고 한걸음에
신당동 4거리 2층에 있던 병원으로 달려간 것은 울 엄니....
"조금만 더 깊이 패였으면 평생 고자(?)될 뻔 했습니다"
후일담이지만 세발자전거 앞바퀴 패달에 넘어지면서
알 케이스가 찢기면서 메추리알이 튀어나왔지만
다행히도 알끈은 끊어지지 않았기에
시방 울 아덜과 딸래미를......ㅡ,.ㅜ^
그때 어떻게 그런 괴력이 울 엄니에게서 나왔는지 ?
그런 힘이었으면 아부지한테 그렇게 얻어맞지 않고
사셨을 텐데 왜 대들지 못하고 사셨는지......ㅠ,.ㅜ^
그런 일이 있은 뒤
전 울 할머니 손에 이끌려
해마다 여름이면 의정부 외갓댁으로
입 하나 덜기 위해 유배아닌 유배를 갔고
가을 코스모스가 창가에 피어나고
엄니가 보고 싶어 혼자 눈물흘리고 있을 때면
할머니 손에 이끌려 보고싶은 엄니 품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지금은 8순이 넘어 허리가 휜
호호백발의 할머니가 되어버린 울 엄니
그렇게 얻어맞고 사셨으면서도
자식새끼들을 위해 용감하지 못하셨던
울 엄니.....
삼촌들 손에 친정으로 끌려 갔었어도
자식들을 못잊어 야반도주 하셨던 울 엄니...
그 잔인했던 어느해
자궁내 출혈로 사경을 헤매셨으면서도
육성회비 안준다고 성질내고 간
이 못난 아들넘 밥 굶는다고
오이지 무침에 닭알프라이를 넣어
학교까지 힘들게 오신 울 엄니.....ㅠ,.ㅜ^
그냥 웃고자 쓰려고 했던 글인데.....
쓰벌 자판기 앞에서 질질 짜고 있네요.....
피에쑤 : 지금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반찬이 오이지 무침입니다....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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