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부터 어제까지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젊은이들과 동행하는 서울길은 즐거웠지만, 말 그대로 하루 종일 걸어다니는 답사여행이라 다리가 몹시 아팠지요.
수요일에는 경복궁에서 오전 시간을 보내고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 앞에서 열리는 "일본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참가했습니다.
정부에서는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베 정권과 덜컥 합의를 해버리고 10억엔을 받았습니다만,
아직도 문제가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봅니다.
가해자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피해자는 이제 그만큼 사과했으니 그만 해도 좋다, 화해하겠다라고 해야 진정한 문제 해결이라고 할 수 있음에도,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위로금이랍시고 주는 10억엔을 정부가 받아서 아직 살아계신 할머님들에게 지급한다고 하니, 피해자들의 가슴에 계속 못을 박는 행태입니다.
그 자리에는 수녀들이 많이 참석하셨고, 일본인 신부, 멀리 외국에서 온 교포들도 계셨습니다.
수요일 저녁에는 촌에서 상경한 저와 놀아주려고 서울과 의정부 근처에서 모두 세 분이 나오셨습니다.
그 분들 덕분에 피로한 것도 잊고, 시간 가늘 줄 모르게 얘기하였습니다.
막걸리를 마시고, 동동주를 마신 것 때문에 어제는 하루 종일 힘들게 다녔지만, 결국 집까지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오늘 아침에 이곳에 들어오니, 장례식장을 지키는 분들을 위해 밥, 물 같은 지원품을 보내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늦었지만 저도 동참했습니다.
좋은 일에 동참할 기회를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인이 분명한 데도, 서울대병원 사망진단서에는 "병사"라고 해서, 부검의 구실을 제공하는 치밀하게 치사한 정권에 화가 치밉니다.
만일 단식하는 인간이 (죽기를 바라지 않지만) 죽는다면, 반드시 부검하여 사인을 밝히고 싶습니다.
비밀리에 뭘 먹다 죽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의인도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민주적인 정치가 이 땅에 정착하는 날이 빨리 오기만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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