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칠보에 갔던 이야기를 올린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칠보는 20여년 전에 갔다온 곳이라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습니다만,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농촌, 특히 호남의 농촌은 그리 변할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한번 가니 이것저것 다시 연결되어서 이번에 다시 발길이 가더군요.
그런데 다시 새로운 곳이 발견 되어서 마치 귀한 보물을 찾은듯 했습니다.
그것도 지나치다가 어!? 하고 들른 곳인데
시쳇말로 대박 중의 대박이었던 것입니다.
우선 동진강의 발원지인 상두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냇가였는데
정말 보기 드믈게 깨끗하고 물이 맑았습니다.
요즘 전국의 하천들 대부분이 보를 막아 퇴적물이 쌓이기 때문에
옛날의 자연하천은 참 찾기 힘듭니다.
그러나 그곳은 워낙 수량이 풍부하여 보를 막았어도
옛날 자연하천같은 형태가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닥의 돌에 미끌한 이끼가 거의 없어
돌아다니기도 매우 좋았습니다.
특히 좋았던 것은,
보를 막은 곳에 어도(魚道)를 설치하였는데
크기가 사람 2~3명 들어갈 정도였습니다.
이곳에 밀집모자를 쓰고 들어가 앉아있으면
어도를 따라 올라오는 물고기가 옆으로 휙~휙~ 지나가고
시원한 물은 더위를 식혀주어 세상에 최고의 피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 앉아서 과일도 먹고 빵도 먹고
왼종일 있어도 전혀 실증이 나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투망으로 피라미를 잡는데
투망질도 잘하긴 합디다 만,
한 번 던지면 수십마리도 더 잡혀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답니다.
구경하고 있으니까,
'괴기좀 가져가요'하고 양파 주머니에 피라미를 담아주는데
대략 200마리도 더 되는 것 같았습니다.
횡재라면 횡재이겠지요.
얻기는 얻었는데 배따는데 시간이 엄청 걸려서
어깨와 등허리가 새까맣게 그을려 졸지에 비타민 D를
잔뜩 부수입으로 얻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김동수 고택'을 들렀는데
정조때 지은 집이라고 하더군요.
얼마나 부자였는지는 몰라도 수십채의 집과
각종 생활용품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옛날 호남 천석꾼의 위세가 어떤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벌써 2번이나 갔는데도
같이 간 동행인들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가자고 하네요?
'너무너무너무 좋았다'고 하면서리......
아무튼 무쟈게 더운 올 여름.
칠보로 인해 정말 시원하고 재미있게 보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