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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만 기억하는 대한민국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6-08-22 14:02:22
추천수 22
조회수   1,356

제목

금메달만 기억하는 대한민국

글쓴이

이현창 [가입일자 : 2003-08-16]
내용
올림픽이 끝났습니다.

다시 4년 후에 찾아오겠지만. 단 몇 분을 위해 평생을 땀흘려 온 많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3시간을 넘게 달려 결승선을 텅과하고는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도 완주했다는 기쁨으로 서로를 끌어 안으며 격려하는 마라토너들의 일그러진 호흡을 보며 전 '아름다음'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1등이 있으면 꼴찌도 있고.

누구나 다 1등을 할 수 없기에 도전하는 그 모습은 진정한 승자의 영혼이란 생각이 듭니다.



제 아버님께서는 싸이클을 타셨습니다. 아니. 자전거를 타셨습니다.

시골 양조장에서 자전거로 막걸리를 배달하시다 싸이클부에 픽업이 되어 국가대표가 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셨드랬죠.

60년대만 해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큰 화재거리라 대전 시내에서 카퍼레이드도 하셨답니다^^



아버지가 기억하시는 운동선수로서 가장 큰 기억은 어떤 것일까 언제인가 한 번 여쭤 본 적이 있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태극기가 올라가는 순간?

신문에 이름이 나고 티비에도 나오던 순간?

화려한 카퍼레이드로 많은 시민들의 축하를 받던 순간?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버지의 가장 큰 기억이자 자랑거리는 도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 최초로 도로경기 완주를 하신 것이었습니다.

경기 시작하고 선두까지 치고 올라갔다 양넘들의 체력에 못이겨 점점 뒤로 쳐지며 등수와는 상관 없게 되던 그 날의 기억.

몸은 천근 만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역력했지만 태극기를 걸고 나온 그 작은 애국심으로 죽기살기로 완주를 했다는 말씀을 듣고 그 때 참 감동이 밀려오더군요.

어릴 때 잘 못 먹고 자라신 덕분에 체력이 딸리는 부분은 넘을 수 없는 산이었다는 말씀과. 배고프면 양조장 술밥으로 허기를 때우고 하셨다는 이야기. 시합 때 그 흔한 쥬스도 없어서 설탕물을 비닐에 담아 등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비닐을 입으로 뜯어서 쭉 쭉 빨아 마시면서 경기했던 얘기.

지금 운동하는 선수들이 들으면 코웃음 치겠지만 그 때는 그랬답니다.

다들 헐벗고 못 살던 우리 아버지 때의 이야기는 그러니까요.

전 아버지의 모습 중 올림픽에서 완주했던 기억이 가장 큰 기억이라는 말씀이 아버지의 가장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금메달만 기억하는 우리 나라.

비인기종목은 올림픽 중계도 안해주는 우리 나라.

올림픽 정신 따위보다는 올림픽도 예능으로 승화시키는 그 대단한 우리 나라.



그래도 우리들은 올림픽에 참여했던 모든 선수들에게.

메달은 못 땄지만 평생 흘렸던 땀방울로 올림픽이란 무대에서 그 젊음을 불태운 아름다운 청춘에게.

박수 쳐주고 싶습니다.



당신의 얼굴에 맻힌 그 땀방울은 세상 그 어떤 보석보다도 환히 빛났습니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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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2016-08-22 14:57:25
답글

공감합니다...지극히...그리고 뼈저리게....

이명재 2016-08-22 15:33:13
답글

올해는 올림픽에 거의 신경을 안써서 더더욱 그러려니 하는데~ (박인비 골프만 3,4라운드 지켜봤습니다~)
더위 때문인지 시차 때문인지 예전보다는 금메달 병이 좀 나아진 것 같긴 합니다.
(금메달을 평소보다 못따서 그런가요?)



전 개인적으로 금메달에 대한 포상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봅니다.
병역의무면제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도 있고요.

만약 우리나라 스포츠가 올림픽이나 국제대회 성적으로 목표로 버티고 있다면 철저히 무너뜨리고 오로지 생활체육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보고요, 그런 저변에서 훌륭한 선수가 나와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진심으로 박수를 쳐줘야죠. 물론 상업적은 스포츠를 무시할 수 없으니 그 부분까지는 인정해주긴 해야겠지만~ 선수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오로지 금메달이나 프로선수를 꿈꾸며 올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메달진입이 가능하다는 종목들에서 유독 학연, 패거리 문제가 나오는 것은 그렇게 국제대회 성적이라도 하나 있어야 앞으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인데... 애당초 체육으로 나라 홍보하려는 잘못된 생각이 근본입니다.

금메달 개수 적으면 어떻습니까? 우리보다 금메달 수 적은 나라 중에 실질 소득은 물론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얼마나 많은데요. 중국이 우리보다 금메달 많으면 뭐합니까? 그 나라 가서 살라면 살겠습니까?

김준남 2016-08-22 16:11:01
답글

금메달 한개가 은메달 100개보다 우월하다는 인식,
그것으로 순위를 메긴다는 것이 얼마나 경망스러운 짓인지 새삼 깨닫습니다.

김석우 2016-08-22 16:16:48
답글

JTBC 팩트체크를 보니, IOC에서는 국가별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부 언론사에서만 우리나라처럼 금-은-동 메달 순위를 책정한ㄴ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10위권 어쩌고... 하는 건 대체 뭔지....ㅡㅡ^

http://news.jtbc.joins.com/html/317/NB11295317.html

김지태 2016-08-22 16:24:55

    뭐긴요 우리끼리 줄세우는거죠.

현창사마 아버님이 굉장한 분 이셨군요

황준승 2016-08-22 17:31:46
답글

본문 읽다보니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아버님이 대단한 분이셨군요.
그리고 존경 받아 마땅한 스포츠인이십니다.

물론 이현창님도 아름다운 분이세요. 아름다운 꽃사슴 같은 마음을 지니셨다죠.

정태원 2016-08-22 19:10:04
답글

어차피 보름에서 한 달 정도만 지나면 우리가 금메달 몇 개 땄는지 몇 등했는지 대부분 기억도 못 할 겁니다.
우리처럼 반짝 이벤트성 양은 냄비 시스템에 최적화되어 있는 성향에서는
올림픽, 월드컵만한 것도 없지요 기간도 보름, 한 달로 딱 적당합니다.
거기에 콜라보로 성과주의, 일등주의, 메달 수로 줄세우기. 메달 색으로 기죽이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입니다
가장 듣기 싫은 말이 효자종목... 그럼 성적 안 나오는 종목은 개후레자식 종목인지...
LA올림픽 떄나 삼십 년이 지난 지금이나 언론이나 하는 짓이 똑같은 거 보면,,,
엘리트체육 폐지, 생활체육 이 이야기는 어제 오늘 이야기도 아니고 한반도에서 실현 가능성도 제로라고 봅니다.
어떤 실무자가 진심으로 이런 이야기 꺼냈다간 쪼인트 맞고 옷 벗을 지도...
일본은 초등학교에 수영장이 98%가 있다고 하던데... 잘 모르지만 한국은 아마 2%도 안 될 듯
그 이야기는 일본은 전국민이 접배평자 수영을 할 줄 안다는 이야기도 되는데,,,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yhs253@naver.com 2016-08-22 20:22:59

    일본에서는 국민학교에 입학할때에 국어는 안배우고 들어 간답니다.
입학해서 하루에 한글자 씩 배운답니다.
그러나,
입학하기전에는 반드시.자전거타기와 수영은 완전히 배우고 들어간답니다.
예전에 배가 침몰해서 학생들이 많이 희생 되었기 때문이랍니다.
수영장은 거의 다 있다고 하더군요,
어제 라듸오에서 들었습니다.

그카구 어제까지 레스링 유도는 효도종목 이었는데,,이제는 개후레 종목이라 방송해야 겠지요,,
올림픽이나,월드컵이나. 사건 사고,국민들 눈 돌리기에는 아주 좋은 이벤트죠,

이수영 2016-08-23 00:23:59
답글

자랑스러운 할아버지하구

멋진 아부지 때문에

애들이 바르게 자랄거 같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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