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참으로 갑자기 오는 경우가 많아서
눈 앞에 보면서도 이해가 안되는 현상입니다.
가까운 사람이 숨이 멈추고
이제 그 육신이 서서히 흐트러져
사라지고
기억은 남겠지만
이 현실 세계에선 영원히 사라진다는 그 현상이
너무나 신비스럽고 애석하고 먹먹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혼돈스럽고 받아들이기가 저항스럽습니다.
어서 빨리 이런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정리정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장례의식이 필요합니다.
여러 사람이 다같이 공동으로 치르는 의식이
그 사람의 살아 생전과 죽음과의 경계선을 확실히 가로긋습니다.
그리고 무덤을 만들어 매장하여
수시로 찾아 갑니다.
그리고 그 무덤을 계속 잘 관리해야 합니다.
그게 죽은 이에 대한 최소한의 정리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렇게 해서 또 한번의 죽음이란 사건에 대한 인식을 마무리합니다만.....
어떤 이는 다르게 의견을 냅니다.
즉 그 죽음의 상황에
"명상"으로서 죽음을 대하라고 합니다.
죽음의 실체에 대한 인식을 관념적이거나 기계적인 의식이 아니라
실제로 생생히 하라는 뜻이겠습니다.
하여튼
어찌되었든간에
이전 장례 절차에 따른 매장 관습으로 생긴 무덤 관리가 관건인데
이게 호락호락한게 아닙니다.
무더운 여름에 더위와 말벌의 위험을 무릅쓰고 고된 중노동을
기꺼이 할려는 젊은 이가 더문 현상이니
육십 넘은 중늙은이들만 고달픕니다.
그래서 우리 가문도 올해부터는 산림조합에서 신청받으면
얼마의 대금 납부로 벌초 대행을 해준다기에
신청했습니다.
사실 얼굴도 모르는 선조들의 육신이 썪고 썪어 형체도 없는
흙더미에 풀을 깎기 위해 힘든 고생을 더 이상 안할려는 선택이죠......
그리고 돌아 가신분의 추억은 우리의 가슴에 묻어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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