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중고 거래를 하다보면
'아..이 기계는 내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분명 좋은 기기이고, 소리도 좋고, 남들이 부러워 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도 좋아하지만,
왠지 모르게 제 손에서 떠나가는 그런 기기들 말입니다.
몇번이고 다시 들이기도 하지만, 결국 떠나가는 기기들을 만나다 보면
어느 순간, 내손에서 떠날 때에
' 이 녀석은 좋은 놈이지만, 결국 내손에서 떠날 운명같아...' 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정말 그 기기를 끝까지 아껴줄 사람에게 넘기는 것이
기계에게도 맞는 일이고, 어딘가에 있을 참 주인에게도 맞는 일이겠지요.
기기를 내치고 후회하는 순간이 분명 오겠지만,
잠시나마 제 손에 있을때에 좋은 소리를 내주고, 내가 즐거웠다면,
나름 행복한 순간이었을겁니다.
사랑도 이별도 그런가 봅니다.
내가 좋아해도...결국 떠날 것 같다는 예감이 들고, 결국 사람이 떠나가고,...
붙잡고도 싶지만, 결국 헤어질 것이 맞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도, 어딘가에 있는 그 사람의 짝을 위해서도
내가 손을 놓는것이 맞는것 같습니다.
집착은 사랑이 아닌 것이겠지요.
비록 이별의 순간은 괴롭고 힘들어도
잠시나마 제 곁에 있어서 행복한 기억이 있다면,
그것은 평생토록 간직할 추억으로 고마운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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