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진입니다.

순항하는 사진인데 전투시에는 함정간 간격이 더 넓어야 할겁니다.
이렇게 모여있다가는 적함의 사격에 피탄될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죠.
공격 방향은 함대의 진행방향이 아닌 양 측면입니다.
전함의 주포는 터렛(회전식 포탑)에 의하여 양 측면 사격이 가능하죠.
만약 적을 함대의 진행 방향에 두고 있다면 선두함의 선수에 배치한 함포 1문 밖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적을 진행 방향의 좌나 우측에 두고 있어야 전 함대의 함포를 그 방향으로 집중 사격할 수 있습니다.

근접에서 적 함대에게 이쪽의 모든 화력을 투사하여 일격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쪽 함포의 사정거리가 길어서 적의 사격이 닿지 않는 거리에서 교전한다면 그야말로...^^
뛰어난 제독들은 항상 자신의 함대를 이런 모양으로 배치하고 적을 양 측면에 가둘 수 있는 상황을 만들려고 노력했고, 실제 그렇게 해서 승리한 제독들만이 해전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습니다.

전함과 순양함 같이 포격을 공격수단을 이용하는 함대에 최상인 진형입니다.






원형진입니다.

사진은 2차 대전 이후의 것이지만 이런 대형은 태평양 전쟁의 유산입니다.
가장 중요한 자원인 항공모함을 가운데 두고 각종 대공포나 대잠수함 무기로 무장한 전함, 순양함, 구축함들이 주변에 위치합니다.
다만 완벽한 원형진은 미드웨이 해전 이후에 완성/도입되었기 때문에 산호해 해전이나 미드웨이 해전 당시에는 저 사진보다는 훨씬 느슨한 형태로 호위함들이 주변에 포진했었습니다.
실제 전투시의 항공모함과 호위함 사이의 거리는 저 사진 보다는 훨씬 멀었을 겁니다.
호위함이 적당히 떨어져 있어야 멀리서부터 적 항공기를 막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적당히 원형으로 촘촘한 수비망을 형성하되 중심의 항공모함으로부터는 가능한 떨어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었죠.

이런 대형은 상대 함대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 함대로부터 날아오는 각종 공격기나 주변에 숨어있으면서 어뢰 발사의 순간만 노리는 잠수함에 대비하기 위한 수비형 포진입니다.
항공모함 함대가 이런 대형을 이루어서 적함대를 향하여 달려들지는 않았어요. 
하물며 단종진을 형성해서 포격전을 구사하지도 않았고요.
어디까지나 호위함들의 임무는 항공모함의 보호(대공/대잠수함)이지 적 함대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포격전을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태평양 전쟁 당시 항공모함 함대는 보통 상대방과 수 백 킬로미터의 간격을 두고 멀리 떨어져서 항공기만 날려서 공격하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포격함으로부터 함포 사격을 받을 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일 두려운 상대는 적 항공모함이나 지상 기지에서 날아오는 폭격기와 뇌격기 그리고 잠수함이었습니다.

호위를 빈약하게 구성하여 항해에 나섰다가 잠수함의 어뢰 한 방에 침몰해 버린 일본 항공모함도 있었고
미드웨이 해전에서는 나구모 함대를 감시/견제하던 미국의 잠수함이 일본의 패배에 영향을 미친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였던 사례도 있지요.





함대 진형의 차이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듯이
포격함 주력의 단종진은 파이터, 항공모함 주력의 원형진은 아웃사이더 입니다.

아뭏든  태평양 해전에서 미해군의 항공모함 함대가 단종진이든 학익진이든 그와 유사한 일자형 대진으로 일본 해군을 공격한 사례가 없습니다.

이 정도까지 설명드렸으면 정말 잠수타도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