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부산에 다녀온 이야기 입니다.
퇴근 후 우연히도 인근 사찰의 주지스님 속세 모친께서 돌아가셨다는 부고에
아내와 동행해서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남산동에 있는 장례식장이라 김해분기점에서 양산으로 우회해서
문상을 마쳤고, 다시 해운대쪽 장례식장에 예전 부산근무시 동료분의 부친
장례식장을 들러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통상 평일 부고를 받으면 다른 동료를 통해 입금처리하는 방식으로 과거
부조받았던 것들을 갚는다는 심정으로 부조하곤했었는데
고인들께서 같은 날 돌아가셔서 부산에서의 문상일정을 겹쳐 잡았던 겁니다.
두번째 문상을 마치고 귀가길을 나선것이 밤 11시가 넘어서 였습니다.
첫번째 문상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두번째 문상에서는 간단하게 음료수만 마셨는데 그래도 퇴근 이후 일정이라
무척 피곤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남해고속도로가 비교적 한산했고
과속카메라가 없는 구간은 속도를 많이 냈었습니다.
그런데 김해를 지나 진영근처에 왔을때 쯤
고속도로 갓길에서 노 신사 한분이 어두운 옷을 입고 차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겁니다.
맘 속으로 저 어두운 옷을 입고 이 위험한 고속도로 갓길에서 뭐하는 거냐 생각을
하다가 스쳐 지나는 순간 그 노신사는 두 번째 문상에서 본 영정속에 그 어른이었습니다.
도대체 이게 뭐지 하면서 모골이 송연해 지는것 같아 옆에 있는 아내에게
"당신 봤어?" 라면서 물어보려고 고개를 돌리는데...
아내는 정신없이 의자를 반쯤 젖히고 자고있었고
제 차는 4차선 중 1차선 중앙분리대 쪽으로 점점 더 가고 있었습니다.
아찔한 졸음 운전이었던 겁니다.
야심한 밤에 대형 화물트럭만 운행하는 고속도로에서
정말 한 순간 훅 갈뻔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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