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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정미조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6-07-04 12:06:27
추천수 15
조회수   1,734

제목

가수 정미조

글쓴이

김창훈 [가입일자 : 2002-08-22]
내용
오늘 경향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정미조 귀로 듣고 있는데 좋네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7032107035&code=990100



‘개여울’의 가수 정미조씨가 돌아왔다. 화가로서가 아니고 가수로, 손에는 아련하고 달콤한 앨범을 한 장 들고서. 37년 전 그가 인기니 뭐니 돌아보지 않고 훌훌 파리로 떠났을 때 그의 노래를 가슴에 담았던 사람들은 어쩌면 한편의 서운함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사실 세상 어떤 일이든 그것이 정상에 있을 때 내려놓는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결단이 아닌가. 그것도 매일 매 순간 직접 피부에 와 닿는 인기라는 묘약의 황홀한 유혹을 미련 없이 던져 버리고 또 다른 꿈을 찾아 미지의 세계로 떠날 수 있다는 건 보통의 배짱으로는 힘든 일이다.

 


그 후 그는 파리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로 머물다가 십삼 년 만에 귀국하였는데 화가로서 활동하는 소식은 간간이 들려 왔지만 다시 노래한다는 얘기를 들은 바는 없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노래하지 않아 이젠 목소리를 잃었나 보다라고 짐작했었다.

 


정미조씨는 경기도 김포에서 극장 등 여러 사업을 하는 집안의 셋째 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화가이셨던 외삼촌의 영향으로 그림을 잘 그렸고 춤도 잘 추어 어른들의 귀여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화여대 재학 시절 축제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패티 김이 직접 불러다 칭찬을 했을 정도로 그는 이미 예고된 스타였는데, 가수가 되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노래와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부러움을 받았다.

 


나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가수로도 정미조씨와는 친분이 없었다. 내가 새까만 신인 가수였던 그때는 “신분의 격차”가 컸었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분은 프랑스로 떠났기 때문에 교류의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몇 년 전 우연한 기회에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모시고 노래를 듣게 됐다. 그런데 약간의 우려 속에 (보통의 경우 변해 버린 노래에 실망하고 마음 아파하게 되니까) 음악 반주가 나오고 헤드폰으로 정미조씨의 첫 목소리가 전해졌을 때, 그 미세하고 수줍은 비브라토의 감동은 지금도 기억이 된다.

 


예전 ‘개여울’ ‘휘파람을 부세요’ 등에서 우리가 즐겼던 따사로운 봄 햇살 같은 잔물결의 음성에 세월이란 향이 가미된 숙성된 와인의 느낌이랄까. 37년 동안 노래를 하지 않은 사람의 목소리라고 믿어지지 않는, 요즘 인기 있고 노래 잘하는 젊은 여자 가수들도 아직은 흉내 낼 수 없는 격조 높은 음악(音樂)이었다. 그날 정미조씨의 노래에 감동한 PD는 그 방송을 CD로 만들어 즐겨 듣는다고 한다.

 



그렇게 정미조씨는 다시 가수가 되었다. 어느 자리에서 ‘최백호’의 권유로 다시 노래를 하게 됐다고 했다지만 내가 아니어도 다른 누군가가 탐을 냈을 만치 그는 아름다운 노래를 가졌다. 새 앨범의 ‘귀로’는 요즘 나의 애청곡이다. ‘먼 길을 돌아 다시 처음의 자리로 돌아온 담벼락에 기대어 울던 아이’는 어쩌면 정미조씨 자신의 이야기인 듯 가사와 멜로디, 가수의 목소리가 잘 맞아 떨어진, 훗날 나도 한번 불러 보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명곡이다.

 


사람은 변한다. 세월이란 이 몹쓸 것은 안타깝게도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어떻게 변하느냐 하는 권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것 같다. 그 권리를 착각해 추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이다.

 


정미조씨가 새로 음반을 내고 공연을 하고 방송도 하며 즐거워하는 천진한 모습이 보기가 좋다. 지금 모습 그대로 오래오래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아름다운 노래와 시절을 즐기시길 바란다.

 


나도 가능할 거 같다. 멋지게 늙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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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8585@yahoo.co.kr 2016-07-04 20:49:45
답글

1973년도 인가76년도인가??? 야튼 파리로 미술 유학 떠나기전에 본 모습들. . . 그리고, 후학을 위해 교수로 환갑이 가까이 될때까지 힘쓰시다가 정년 하시고 이제 다시 노래에 무대에 서는 그냐의 당당한 모습이 그립습니다.

손은효 2016-07-05 00:55:20
답글

노망난 동길이만 아니면 더 좋았을텐데 싶습니다.
오늘 서울갔다 내려오는 길에 차안에서 불꽃 휘파람 등 정미조 음악을 크게 틀고 잠을 쫒으며
10시간 가량 운전했는데.... 참, 우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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