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이러저러한 필카를 장만했다는 얘기는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분은 평생 모르실 겁니다.(굳이 궁금하면..http://www.wassada.com/bbs_detail.php?bbs_num=608624&tb=board_freetalk&id=&num=&pg=&start=)
신혼여행가서 캐논 AE1에 슬라이드 필름으로 찍어 지금도 신혼여행 사진을 보려면 환등기를 돌려야하는 웃지못할 사연이 있지만 어째든 그때 이후 약 16여년만에 묵직한 필카를 손에 쥐어보니..감회가 남다릅니다..
그러나 필름을 주문하여 장착하고 뷰 파인더에 눈을 들이밀고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셔터에 얹는것 까지는 16년전과 별반 다를바 없었으나, AF(자동초점) 기능이 없어 손으로 돌려 촛점을 맞추는데..촛점이 맞춰 지질 않네요.. ㅠ.ㅠ
세월은 무심히 흘러 총기발랄한 청년을 중년으로 만들어 놓고 그 중년의 눈은 이제 가까운건 가까워서 안보이고, 멀리놓으면 작아서 안보이는...그런 신체구조로 바뀌어 버렸네요..
날마다 삼봉녕감님의 DSLR 사진의 촛점없이 흐리명텅한 사진을 스마트폰 사진보다 못하다고 했는데..이거 잘못 찍었다가는..짧은 분한테 정말 짧은 소리 듣게 생겨 버렸습니다..(최근 기기업글을 하셔서 이젠 촛점이 제대로 맞춘 사진을 만들어 내시더군요..)
노출계도 없어 16년전의 감을 되살려 몇 장 찍으면서 위안을 삼은건... 아날로그는 아날로그의 정취가 있으면 좋은거 아닌가..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찍고 현상을하고 스캔을 한 사진을 받아보니..시대에 뒤떨어진 면은 분명히 있으나, 모든 면에서 굳이 시대를 맞춰살 필요가 없지않은가..하는..어떤 부분은 좀 뒤떨어져도 되지 않나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아직은 필카를 굳이 선택한 철학을 만드는(?) 중이라 좀 더 지켜보면서 어떤걸 담고 싶은 열망이 있었길레 장만했을까 궁리하여볼까 합니다..(지름신 1장 1절 선지름, 후고민)
몇 장 나온것 중 아날로그 정취가 조금이라도 느껴질만한 것 몇장 골라 봤습니다.
제 물리적 신체조건을 이미 건넌 중3 아덜입니다.
옛날에 이런 사진 많이 찍고 많이 본것 같아요 ^^;;
찍으면서..그분이 이(소나무 굵기) 정도만 되었어도..짧은건 문제가 아닐 수 있겠다,,,하는 생각이
새벽마다 이 돌계단을 건너 테니스 코트에 진입합니다..(마음에 있는 영상을 사진에 담질 못하네요.)
저희집 주방 베란다 창에 걸친 불암산 뒤쪽의 노을 입니다. 저 산 너머에는 수락산이 있고 거기에는....그 분이 계십니다.
아날로그 감성을 얹여 주신 주선태님께 감사드리고, 주항으르신의 쾌유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