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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거만 찾아 먹는다고 오래 살진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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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5 17:5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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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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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거만 찾아 먹는다고 오래 살진 않아요~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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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석 [가입일자 : 2013-01-27]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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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 써글넘~
승강기를 타거나
뒷뜰을 걷거나
맛난거를 먹거나
시장엘 가거나......
아침 눈을 뜨면서 부터
저녁 잠에 떨어질 때까지
그 오살넘은 맨날 내 눈끄트머리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 엠병하다 떨어죽을 인간은
2016년 5월 1일 머나먼 나라로 떠나가 버렸습니다.
어찌 그리도 쉽게
어찌 그리도 어이없게
참말로 믿어야 될지 말아야 될지도 모르게
그냥 바람에 휘날려 날아간 색바랜 화편처럼
멀고 머~언 구천으로 떠나가 버렸습니다.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서
12년을 같이 산 내 친구
건강이 넘쳐서 20대와 다름없는 체력을 소유한 인간,
오지랖이 넓어서 전세계 오대양 육대주를 발밑에 깔고 다닌 인간,
뭐 여행사 사장이니 당연하지만서두
워낙 에너지 넘치고 활동적이어서
남미, 아프리카도 이웃집 가듯 들락거렸습니다.
영하 10도 정도는 반팔과 반바지로 돌아댕겨서
주위 사람들이 ???하던 사람.
20시간이 넘는 비행을 하고서도 시차도 느끼지 못하는 건강남.
전세계의 몸에 좋은 음식은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씹어먹던 인간.
별명이 월드파파라고 불렸을만큼 거시기가 짱짱한 남자......
그런데,
그러면 뭐합니까!
그냥 악성 간암이라는 펀치 한방 맞고
그대로 한방에 가버렸습니다.
발병 4개월만에......
술?
담배?
Oh No!!
담배는 간접흡연도 철저히 피하고
술은 밀밭 근처만 지나가도 취해버리는
그야말로 건강 100세를 학실히 예약했던 인간입니다.
사람이 세상에 나오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중 일부는 고향, 학교, 직장, 이웃 등을 통해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진정한 친구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12년 전 만나는 날부터
곧바로 친구가 되었고
12년간을 단 한번도 다투는 일 없이 지내왔습니다.
오죽하면 주위에서 "둘이 연애라도 하나?"라고 의심할 만큼
시도때도 없이 맨날 붙어 댕겼습니다.
이친구와 40번 이상을 해외 여행을 다녀왔는데
아무리 친구가 여행사 사장이라고 해도 결코 쉽지 않은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또한 국내의 왠만한 곳도 수도 없이 같이 싸돌아 다녔으니
둘이 연애하느냐?고 의심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을 겁니다.
굳이 체질의학적으로 분류해 보면,
그친구는 태음인이고 저는 소음인 입니다.
그래서 그친구는 모든 것을 즉결식으로 처리하고
자잘한 일들은 가위로 자르듯이 일사천리로 매듭짓는데에 비해
저는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지고 두드려 보기 때문에
아마도 상호간의 케미가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 친구와 같이 가기도 했던 동구라파 여행,
그리고 쿠바,
또 그리고 2달간의 중국 일주여행은
이제 말짱 꽝이 되어 버렸고
여전히 그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저는 한없이 그 친구를 그리워하고 또 보고파 합니다.
항상 잠잘 때에도
"대원아 잘있냐?"
"요즘 어떻게 지내?"
"아이고 이 써글놈아.....!"
이런 말을 중얼거리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습니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망각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친구의 발병직후
저는 아는 의사, 한의사 등을 수없이 찾아다녔습니다.
어떤 방법이라도 찾아보기 위해서.
그러나 현대의학에서 아직까지 싸르코마(악성육종)의
치료방법은 없었습니다.
아니 현대의학의 한계점에 대해 절망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맹신하는 소위 "과학"이라는 거
사실 어떻게 보면 바로 인간의 한계를 확인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과학은 인간이 생각하고 확인한 범주 내의 것이기 때문에
초자연적 산물인 인체에 대한 과학의 적용은
아직도 멀고 먼 얘기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체의 핵심장기인 뇌, 심장, 간은 더욱 더 그렇고
그중에서 "간"의 기능과 신비는 언제 풀릴지도 모르는 요원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장기나 근골을 대체할 수 있지만
간만큼은 불가능하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결론을 맺자면,
우리 몸에 좋다고 이것저것 무조건 위장에 쑤셔넣는 것도
결코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모든 것들은 결국 간에서 대사, 해독, 살균을 해야 하는데
간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면
간이 피로해지고 기능상 혼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제 친구의 발병요인도 어쩌면 그러한 점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전세계의 몸에 좋다는 것은
그야말로 밥보다 더 많이 먹어댔기 때문입니다.
어찌 하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회원 여러분들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몸에 좋다고 이것저것 너무 많이 드시지는 말구......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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