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6월 10일부터 새 원훈을 사용한다는 기사를 경향신문에서 읽었다.
이번에 사용하는 4번째 원훈은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다.
‘소리 없는 헌신’은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국정원 직원의 다짐이며,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는 국정원의 사명이라고 한다.
첫째 원훈은 김종필이 지은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였다.
이어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정보는 국력이다’로 원훈을 교체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無名)의 헌신’을 새 원훈으로 채택했다.
이렇게 훌륭한 원훈을 가지고 국정원 직원이 사명을 다 하겠다고 다짐하니 눈 똑똑히 뜨고 그들의 활동을 지켜봐야겠다.
그러나 소리 없이 헌신한다니, 어차피 소리를 들을 수 없을 것이다.
단지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 사명을 다하는 행동만큼은 지켜볼 수 있다면 좋겠다.
그들이 하루 아침에 태도가 바뀌어 6월 10일부터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영광스럽게 만들려고 애썼다고 보기 어렵다.
처음부터 그들은 대한민국을 지키고 영광스럽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래야 옳다.
그러나 그 열의가 지나쳐서 때로는 대한민국을 수구세력이 지배하는 나라와 동일시하고,
따라서 전국민을 지키고 영광스럽게 하기 보다는, 필요하다면 일부 국민을 간첩으로 만들기도 하면서,
또는 선거에 적극 개입하여 특정세력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작하면서 대한민국을 지킨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므로 국정원에게 바랄 것이 있다.
단 한 가지다.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의 뜻부터 명확히 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