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확정되었다는 것 자체가 공화당 주류에게도 큰 충격이어서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기반이 속속 이탈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절대지지자였던 HP CEO는 아예 반 트럼프운동에 10만 달러를 기부한 것도 모자라서 힐러리 공식지지를 고민하고 있답니다.)
트럼프가 미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면서 사실상 힐러리의 대선가도는 파란불 일색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번 설명했듯이 원래 민주당 우세인데다가 트럼프라는 분열의 아이콘이 경쟁상대이기 때문입니다.
힐러리로 확정되면서 샌더스까지도 지지로 돌아서며 민주당은 순식간에 분열을 봉합하고 '힐러리 대통령 만들기' 엔진이 급피치를 올리는 반면에 트럼프는 분열이 핵심 전략이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온갖 잡음을 낼겁니다. 예를 들면 잊혀지기 보다는 추문이 낫다는 연예계 전략과도 같습니다.
문제는 잡아놓은 물고기는 그렇다 쳐도 잡을 물고기가 다 달아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힐러리에게 반감을 보이던 무당파(비당원)가 트럼프에 대해서 노골적인 혐오감을 드러내며 속속 이탈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무려 11%나 빠졌다고 하죠.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었는데도 공화당 내부의 주력인사들이 노골적인 혐오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몇 가지만 모아볼까요? 어쩔 수 없이 소극적인 지지를 표시하는 정도로 그친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차치하고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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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지지율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한편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반대해 온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인종주의와 편견, 여성 혐오를 확산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여전히 제3 후보를 물색 중인 그는 자유당의 게리 존슨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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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붙는' 힐러리 vs '분열상' 트럼프…유세단 명암도 극명 대조
더욱이 경선 경쟁자 가운데도 일찌감치 지지를 선언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 이외에는 대부분 소극적 지지 또는 방관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다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과 경선에서 탈락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 부시 일가는 여전히 트럼프 지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08년 대선 후보를 지낸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은 트럼프를 지지하지만, 지원유세에는 직접 나서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
공화당 전략가인 존 피헤리는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에 이런 상황에 대해 "진짜로 큰 문제"라고 우려하면서 "비(非)정치인인 트럼프가 그동안 많은 사람에게 어필해 왔지만, 근본적으로 선거에서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제대로 된 메시지 없이는 '대리인 지원유세 작전'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 트럼프의 대리인은 크리스티 주지사,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 장녀 이방카를 비롯한 가족들 정도뿐"이라고 꼬집었다.
대표적인 공화당 골수지지자 석유재벌 찰스(80)·데이비드(76) 코흐 형제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 선출을 위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 자금을 후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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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화 진영 HP최고경영자 "트럼프는 히틀러"…힐러리 지지 시사
롬니 주최 행사에 참석해 "힐러리 지지하는 게 비합리적인가?"
단정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오래 몸담아온 공화당을 버리고 클린턴 전 장관 지지로 말을 갈아탈 수 있음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휘트먼 CEO는 2012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롬니 전 주지사의 재정담당 공동본부장을 지냈고, 또 비록 낙선했지만 2010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골수 지지자다.
그동안 주요 선거 때마다 공화당 후보들에게 수십만 달러(수억 원)를 후원하기도 했다. 이번 경선 과정에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에 20만5천 달러(약 2억4천만 원), 트럼프 반대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에 10만 달러(약 1억1천만 원)를 각각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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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율 한 달 새 6%p 하락...인종차별 역풍
힐러리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트럼프의 지지율은 한 달 사이 6% 포인트 빠진 것입니다.
특히 이번 조사는 힐러리가 지난 7일 경선에서 크게 승리해 사실상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것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데다가 지지율 50%가 넘는 오바마의 대통령의 클린턴 지지 선언도 투영되지 않은 결과입니다.
따라서 실질적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게 미국 언론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