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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유학생의 눈에서 본 대통령의 파리 방문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6-06-07 02:53:40
추천수 40
조회수   2,003

제목

파리 유학생의 눈에서 본 대통령의 파리 방문

글쓴이

양원석 [가입일자 : ]
내용
 (제목은 그대로 옮겼습니다만, 대통령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



이번 외유로 몸져누우셨다는 청와대 마마의 근황이 주요뉴스로 전해지는 가운데 페북에 이런 글이 떠서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고

여기에도 공유해 봅니다.

왜 이런 일에 혈세 쏟아부으며 아프다고 징징거리는지 실소를 막을 길이 없군요.





[파리유학생의 눈으로 본 대통령의 파리방문]



*주의: 전적으로 위아래 없는 프로불편러의 시선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이번 KCON행사에 통역으로 참가했습니다. 문화 적응을 위해 파리에 온 이후로 주로 프랑스인과 어울리다보니 위아래 없이 생각하는 대로 자유롭게 말하고 저의 인간으로서의 권리가 남의 비위를 맞추는 것보다 중요하며, 여성은 그 자체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번 한국인들을 위한, 한국인들에 의한, 한국인의 행사를 보며, 그리고 근혜님의 용안을 실제로 영접하며 받은 깊은 감명에 대해 나름의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대통령이 오는데 나는 왜 예뻐야하나]



먼저, 이번 행사에 필요한 여러 자리( 한복모델, 행사도우미, 통역담당 등)는 대부분이 현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로 꾸며졌습니다. 20대 어린 학생들로요. 그리고 저는 사전에 받은 자료를 보며 눈을 의심했습니다. <용모단정, 예쁜 분>이라는 문구가 먼저 눈에 들어오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통역 등은 외모가 문제가 아니라 언어가 1순위일텐데 말입니다. 프랑스에 살면서 이렇게 채용기준에 "예쁜 분"이라는 천박하고 성차별적인 단어를 노골적으로 명시를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고 무엇보다 차별금지법에서 말하는 대표적인 차별로, 고소당하기 딱 좋은, 굉장히 남성중심적이고 구시대적인 표현이 적혀있었습니다. 여전히 여성은 능력이 아닌 외모를 요구받습니다. 제가 목격한 바로는 이번 행사에서 '예쁘고 용모단정'이 필수적인 미션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게 찝찝한 마음을 안고 2일, 추운 날씨와 교통파업을 뚫고 9시 행사현장에 도착했습니다. 9시에 도착해서 각자 한식세계화 팀/ 비비고 부스팀/ 평창올림픽팀/ 모델팀/ 한복부스팀/ 중소기업부스팀 등등 자리를 배정받고 10시부터 일반방문객에 오픈이 됐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방문객은 (99.99%) 아이돌문화에 관심이 많은 10대청소년들이었습니다. 즉, 아직은 한국문화가 보편적인 프랑스 소비자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주변, 혹은 하위문화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라는 소리입니다. 사실 한국문화라고 해봤자 소개 된게 아이돌밖에 없는 게 제일 한계이지만요. 여기서 웃겼던 게 이 행사에 오는 퍼블릭은 10대 소녀들이 단데, 중소기업청에서 중소기업을 데리고 나와서 이러고 있으니 타겟이 잘못되도 한참 잘못됐구나 혹은, 기업을 위한 시장조사와 마케팅을 좀 더 제대로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한계들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일반 퍼블릭에 5시까지 공개를 하고 5-6시쯤 모두가 밖으로 나와 청와대의 철저한 수색과 신분검사를 마친 뒤, 6-8시까지 'VIP'에 오픈이 됐습니다.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의 행사?]



먼저, 한식의 세계화. 우리정부의 오랜 염원이죠. 세계인이 우리 먹거리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요. 한국정부에서 준비해 온 음식의 면면을 보면, 호두과자, 호떡, 뻥튀기, 붕어빵, (식감때문에 대부분의 외국인이 선호하지 않는) 떡 등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옆부스의 프랑스 요리학교 Ferrandi 페랑디에서 준비한 음식은 밤과 대추를 넣은 한국식 소고기찜요리와 복분자와 식혜에서 영감은 받은 음료 등을 준비 했더군요. 뻥튀기에 바닐라아이스크림 올려놓고 한식이라고 소개하는 걸 보니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더군요. 소비자성향조사를 조금이라도 하시고 좀 제대로 이 프로젝트가 진행됐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뭐 현장에서 들은 얘기엔 비행기값만 억대라고 하니... 파리에서 돈만 엄청쓰고 우리끼리 정신승리할려고 하는 거 아니잖아요. 



[전시장 안에서의 젠더적 계급 차]



CJ와 유니세프가 함께하는 캠페인 'Better life for girls'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이 캠페인 홍보대사인지 걸그룹 IOI가 초대되서 왔습니다. 누군지 몰랐는데 예전에 프랑스 친구들이랑 101명의 어린 여성들이 미디어에 노출되서 경쟁하는 방식으로 탈락되며 최종 데뷔 멤버를 뽑는 비인간적이고 저급한 방식에 관해 얘기한 적이 있는, 그 분들이라길래 좀 더 관심이 갔습니다. 



정말, 아기들이더군요. 이 분들의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성인여성이 아닌 한눈에 봐도 미성년자인듯 어려보이고 (정확히 말하면 미성숙해보인다가 맞는 표현입니다) 옷자체도 교복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애교와 웃음을 강요당하고 있는 모습과 뒷배경에 쓰여있는 'Better life for girls' 캠페인의 타이틀이 모순적이었습니다. 성상품화가 왜 유독 저런 아동성애의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의문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그걸 진심 좋다고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한국 남자들도 이해가 안갔습니다. 몇몇 프레스로 들어온 프랑스 사람들이 전시장 안의 30-50대 정장입은 성인 남성들이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교복입은 어린 여성들에게 열광하는 걸 굉장히 신기하게 보고 있더군요. 



IOI분들이 피곤해보이길래 언제 파리에 왔냐고 물었습니다. 행사전날밤에 도착해서 끼니도 제대로 못챙기고 몇 시간째 혹사당하고 있더군요. 중간에 VIP를 위해 대기해야하는데 대기장소가 없으니 시멘트와 먼지가 풀풀 날리고 공사장비로 발 디딜곳 없는 위험한 부스 뒷공간에서 대기시키더군요. 



IOI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한국사람들이 인간을 일개 소모품쯤으로 취급을 한다는 걸 더욱 느낀 게,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행사를 진행하면서 점심조차 30분이내에 무대 뒤 발 디디기도 어려운 곳에서 해결하고 오라는 점입니다. "네? 아니 상식적으로 이런 공사현장에서 어떻게 식사를 해요 앉을 자리 조차없는데" 라고 쏘아붙였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먹었어요 (그런데 왜 너만 유난이니?)" 



도술을 가지고도 헬조선을 개혁하지 못하고 율도국을 세워 떠나던 홍길동의 심정이 이런 것이었을까요? 



6시즈음 근혜님이 들어오시고 저희는 구석으로 치워지게 됩니다. 고위층으로 구성된 무리에서 여성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여성이라곤 IOI, 그리고 저희 같은 부스에서 통역이나 일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뿐이었습니다. 젠더에 따른 계급차가 그렇게 피부로 와닿을 수가 없었어요. 아직 이렇게 고위직엔 여성이 희박한데 무슨 역차별을 운운하고 여성할당제가 불공정하다며 개소리를 하는 지. 



그렇게 근혜님은 샤이니 민호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우아하게 둘러 보시다 예상대로 콘서트를 보러 가셨습니다. 저도 콘서트장에 따라 갔는데 정말 즐거워 보이시더군요. 하지만 대통령님 정말 재밌기만 하셨어요? 짧은 치마입은 미성년 소녀들의 다리를 노골적으로 훑으며 클로즈업하는 카메라 워크를 보며 진짜 아무생각 안드셨나요? 



이번 미션을 위해 받은 메일에 누군가 "나라를 위한 일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적어놓으셨더군요. 애국심은 강요해서 되는 게 아니라 대통령과 정부가 스스로 만드는 국격을 통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겁니다. 



사람을 일개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노동의 가치를 무시하는 행위, 지배권력인 남성들의 소비대상으로서 주체성과 능동성을 제거당하는 여성의 지위, 그리고 정말 아무 생각없는 명예남성대통령까지. 



초대받은 귀빈 중 플레흐 펠르랭 전 프랑스문화부 장관과 잠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전혀 권위의식도 없고 인간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루종일 권위의식과 비상식으로 무장한 사람들만 보다 처음으로 정화가 되는 느낌이랄까요. 이런 장관이 같은 나라 사람이었다면 자부심이라는 걸 조금은 가지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홍길동도 포기한 헬조선국적자.

아직 이 행사에 대한 정산을 못받았는데 설마 떼이진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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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철 2016-06-07 08:28:11
답글

'갑'중의 '갑'은 영혼이 없는 것처럼, 앵무새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해도 일 잘 한다는 추종자들이 있으니 참 편합니다.
외국에서 바쁜 벌꿀 노릇하다가 돌아오면 해결하기 싫고, 책임지기도 싫은 일이 산더미처럼 쌓였으니, 울고 싶은데 뺨 맞는다는 격으로 피로가 쌓여 아프기까지 하다니,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국민으로서 묘한 기분이 듭니다.
국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다가 아프다면 평소 우습게 보던 마음을 접고 진심으로 걱정할 텐데 말입니다.

군소 '갑'들은 '갑'중의 '갑'의 의중을 꿰뚫어 오직 외국인에게 잘 보일 수 있는 길을 찾다보니, 남녀 '을'들을 뽑을 때 용모를 아주 중시하는 것이죠.

그런 분위기에서 애국도 중요하지만 생활비, 용돈을 벌어보려고 나선 '을'들이 모멸감을 안게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글을 쓰신 '을'이 빨리 돈을 받고 정신적 상처를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아마 '을'을 고용한 회사에서는 인건비를 많이 받았지만, 그 회사 '갑'들이 많이 챙기고 나머지를 나눠줄 겁니다.

메피아가 하는 짓거리가 하청업체의 '을'들에게 어떤 희생을 강요했는지 밝혀지는 시점에서 비슷한 사례는 도처에 있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재경 2016-06-07 08:55:08
답글

정신장애를 치료받아야하는 여자죠. 뭐 이런 물건을 우리 대통령님....여성대통령...하며 우러러보는 한국인이 많다는데 ,사이코를 국가지도자로 열렬히 모시는 것들 대부분은 실상을 꿰뚫어보는 지적능력이 박약하고, 이미지와 겉모습에 잘 넘어가는 정신적 어린이겠습니다. 물리적 나이만 먹었지 정신수준은 어린이 밖에 안되는 비성숙자 만연의 한국을 박그혜현상이 보여주고 있지요. 박근혜는 남을 지도하긴커녕 기초부터 지도를 받아야할 훈육의 대상일 뿐인데.

박진수 2016-06-07 09:39:13
답글

그어떤년이 대가리에 똥만들었다는 "대똥년"에.. "18도둑년"이라.. 그냥 그려려니.. 합니다. ㅡ,.ㅡ^

shin00244@gmail.com 2016-06-07 10:52:50
답글

이 알바생에게 제가 다 부끄럽네요. ;;;

김학순 2016-06-07 11:55:24
답글

아주 정확하게 꼬집었네요.....

오희섭 2016-06-07 12:48:14
답글

유학가서 잊었던 한국을 제대로 실감했군요~!

박헌규 2016-06-07 15:20:55
답글

구구절절 생각할 거리가 않은 글이네요.
한식세계화, 남성우월주의 성차별, 계급의식과 수직적 서열문화,
그리고 관료들의 웃기는 권위의식.

이종호 2016-06-08 08:46:13
답글

저도 국내 행사(?)에 몇번 동원되었는데 마찬가지입니다.
소모품..유공자로 표창받으러 갔다 비오는 날 양복빼입고 간이주차장 막자갈 삽질한 일화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죠...ㅜ.,ㅠ^
비단 닥 뿐만 아닙니다..하긴 애비에게 배운게 그건데...

김봉길 2016-06-10 02:50:22
답글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보면 박빠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대통령은 잘 하려고 하는데 까는 것들이 많아서 불쌍하다나요.
왜 불쌍한가. 매일 새옷으로 갈아입는 호사를 누리는 분인데...
제 손으로 밥해 먹기를 하나, 생계 때문에 밤잠 못자 보길 해봤나.
도대체 불쌍하다고 하는 사람들 보면 머리 속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하면 시장에서 장사는 분들입니다.
자기들 목을 죄고 있는 손이 누구의 손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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