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김태곤씨의 글을 찾았다.
내가 작사 작곡하고 또 부른 이 노래가 방송을 타고 나간 후 많은 사람들이 물었다.
"송학사는 어디 있냐고..."
그때마다 나는 잘 모른다고 할 수도 없고, 설명하려니 해야 될 말이 너무도 길고….
나는 대학에서 요업과를 전공하였는데 실습시간 도자기 가마의 이글거리며 타는 불을 응시하면
왜 그런지 언제나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내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하는 막연한 의문이
불꽃처럼 점멸하면서 가슴에 오가고 하였다.
그것은 어쩌면 음악을 너무도 좋아하여 전공마저 외면한 채 음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 삶에 대한 망설임의 아픔이기도 한 것이었다....
'나는 어디에 있나, 내 자리는 어디냐'하는 회의에 사로잡히곤 하였다.
그리고 그 아픔을 동반한 목마름과 방황이 결국 음악을 선택하게 하였으며,
그 연장이 '송학사' 노래를 만들고 부른 연유가 되었다고 할까...
일상적인 되풀이 속에서의 권태, 과녁이 불투명한 내일에 대한 좌절, 때로 엄습하는 절망,
사는 과정에서 인간이면 누구나가 몇 차례 느끼고 겪는 일이겠지만,
나의 경우 그 탈출을 음악에서 찾고, 음악으로 꿈과 환상을 키우며 살아왔다고 할까.
그 헤매이던 시절 내 가슴에 그려본 그림.
이름 모를 산모퉁이 돌아서니 소나무에 둘러 싸여 있는 작은 절.
그곳엔 잔잔한 계곡이 있었고, 밤벌레의 울음소리가 들렸고, 별빛이 고왔고
그리고 누구를 무엇을 향한 것인지도 모르는 그리움을 무거운 짐처럼 짊어지고 서 있는
내가 있는 '절' 송학사.
내 마음속의 작은 절,
그러니 어디에 있느냐고 물을 때 어찌 대답하랴....
내 마음의 송학사, 그것이 인연이 되어 입문한 불법의 세계,
전법사 '김태곤'은 음악으로써 포교를 하리라...
부처님 오신 날이 가까워지면 자주 들리는 '송학사'의 멜로디.
그것은 내 젊은 날의 방황과 그리움의 노래였지만
어느덧 내 마음의 조촐한 법당으로 둔갑되어 나를 부른다.
어서 달려오라고.
나는 촛불을 켜고 향을 피우고 앉아 그토록 오래 시달려야 했던
"나는 어디에? 내 자리로?" 하던 자문(自問)에 이제 자답(自答)을 한다...
["월간 불광" 1997년 5월호 가수 김태곤의 글 중에서]
이제야 송학사를 찾았습니다.
산모퉁이 바로돌면 있는
내 마음 속의 작은 절
송학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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