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 김여사..
드넓은 정원에 살면서 환갑 진갑 다 지난 할머니지만 영감 없을 때 목욕하고 나서 거울 앞에 서면 비록 뱃살이 두툼하지만....
고개를 길게 내려밀고
그 아래를 내려다보면 나름 아직은 농익은 풍성함에 스스로 자신의 몸매에 감탄하는 젊은 누님입니다.
그런대 이상하게 영감이 70 살이 지나더니..밤에 잠잘 때 당체 다리를 떠 걸지 않는 것에 크게 실망하는 세월입니다.
아침식사후 영감님은 강남에 있는 빌딩 회장 사무실로 출근하고
침실에 누워서
93.1을 듣다가 다시 99.1 을 트니 마침 정선 아리랑이 나옵니다.
정선 아라리는 아시다싶이 베토벤의 운명곡보다 더 뛰어난 운명곡이며 신세풀이 명곡입니다.
누가나다 자신의 신세를 4분의 4박자에 맞추어서 타령쪼로 풀어내면 쉽게 노래가되므로 이미 그 역사는 1300년에 이르고 가사는 1600 곡이 넘습니다.
아라리는 어쩜 여인의 노래들이입니다.
산산 골골이 일평생을 비탈밭 삶을 살아 온 고생스러움이 고스라니 녹아내린 가사들이 많은데...곡조의 시작은
서럽게 울움을 터트리는 사람의 타령 흐름과 비슷하여 누구나다 가슴 아리고 쓰린 사람들은 아라리로 풀어서 마음을 달랜 지구상에 가장 좋은 운명곡입니다.
아침굷고 점심 거른 힘없는 목소리로 어느 시골 아낙이 부르는 정선 아리랑 노래가 라디오에 흐릅니다.
대이리 물레방아는 밤새도록 돌는데..에에
우리집에 저 멍터구리는 날 안고 돌줄 몰르네--에에
구성진 아라리 가락에 남편을 크로즈업을 하니 ...평창동 김여사는 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그래서 성북동 아는 언니에게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최근 영감이 석달 째 자신을 안고 돌줄 모른다고!!
그랬더니..더 늙은 성북동 사모님이 왈..
"동생 ..그카지 마고 속내의를 빨간색으로 입고 잠자리에 들어가봐라! 빨간 팬티에 남자들이 넘어가는 법이다!!"
젊었을 때 남자들과 제법 놀았다는 선배 언니 조언되로 ..올타구나하고 그날 바로 명동에 나가서 아주 빨간 림스틱 색갈 빤즈를 사와서
영감 회장님 퇴근전에 장미꽃 뛰운 고급 샤워하고 빨간 빤스 입고 침실로 들어가서 공주처럼 잠자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허나...늦게 돌아 온 회장님은 새벽 닭이 울어도 빨간 팬티에 흥분하기는 커녕 밤새도록 코만 골고 잡니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성북동 언니 집에 가서
"언니..나 우짜노..우리 염감 빨간 빤스도 안통한다"
...거의 울상으로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언니 왈...
그러면 이번엔 아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아니하고 홀딱벗고 침실에 들어가봐라...그러면 너거 영감이 감이 올꺼다...
그래서 그날 밤 ..김여사는 늙은 언니 충고를 받아들여서 과감하게 홀딱벗고 침실에 들어 갔습니다.
...사실 결혼 후 자신이 먼저 홀딱 벗은 것은 처음입니다.
부끄럽지만..홀딱벗고서라도 회장 영감님에게 사랑을 받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은 밤새도록 ...신혼초에 자주 토하던 아아..하는 소리만 터져 나왔지만 이번엔 좋아서 나오는 탄성이 아니고 그저 한숨 소리입니다.
그날따라 창문에 비치는 초생달은 더욱 외롭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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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밥상에서 늙은 회장님이 숟가락을 들면서 마누라 김여사에게 한마디 합니다.
"당신 잠옷 쫌 다려 입어라..어제 밤에 입은 잠옷은 다림질을 안해선지 주름이 너무 많더구먼!!"
이런,,,,늘근 회장님은 눈이 침침하여 김여사가 잠옷을 입었는지...아예 홀딱 벗고 침싱에 들었는지 구분을 못한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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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신이 늙거가는 회장님에게 한마디를 던짐니다.
" 이사람아.. 너무 마누라만 들여다 보려고 하지말고 ..,그냥 저멀리 떠오르는 청풍명월이나 보고 풍류나 읇으시면서 대장부 처럼 사시요..하더랍니다.
그 이후부터...인간은 늙으면 눈이 침침해져서 가까운 것은, 혹은 돈같은것 세세히 보지 못하고 그저 저멀리 솟은 앞산에 청풍명월만 바라보고 나머지 여생을 보내라고 그렇케 눈이 침침해진다는 것입니다.
인간 늙으면서 눈이 침침해지는 이유는.....먼산 바라보며 명상도하고 고고한 학처럼 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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