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show라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메이커보다는 마케터들이 주축이 된 행사같아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각 부스마다 심혈을 기울였을 기기세팅, 그리고 거기서 흘러나오는
소리만 기대해도 충분히 갈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생각보다 번잡하지는 않았지만, 각 부스마다 모인 인원들은 조금씩 다르더군요.
본인의 한마디가 오디오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을 했던 “어떤 분”이 직접 세팅하고 음원까지 마스터링 했다는 오디오의 소리는 그분의 자신있는 표정과는 다르게 전~혀 인상적이지 않았고
어느 부스에서 올닉 진공관에 연결된 자사의 스피커 소리가 감미롭게 들리지 않냐고 했지만
의외로 경질의 소리라 무안했던 기억도 나네요.
또 어느 부스는 쇠망치로 쇠뭉치를 두드리는 듯 퍽 경질의 어이없는 소리가 나오는데도
진행측 어느 누가 하나 손 보는 사람도 없었고 (손 볼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표현이 맞겠군요)
제 기대에는 많이 못미치는 행사였습니다.
그래도 인상 깊고 오래 듣고 싶은 부스가 있었습니다.
하베스 모니터40.2로 비발디의 라 스트라바간자(아마도 레이첼포저 연주같기도 했습니디만)를 틀어놓았던 부스였습니다. 제가 청음할 때나 기기를 비교할 때 늘 이용하는 음반이라 반갑기도 했고 제 취향 탓도 있을테지만 “그래 이 소리야”가 절로 나오는 편하면서도 감미로운 소리였습니다.
모니터 스피커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였지요.
역시 하베스야 이런 생각을 하고 그만 마무리해야지 하고 발을 옮긴 부스에는, B&W 802D에서 여성 보컬의 재즈가 흐르고 있었는데요…제가 생각한 조금은 정직하고 미려하고 심심한 소리가 아니라, 굉장히 밀도감있고 자극이 없는 소리가 귀에 착착 불더군요.. 몇 곡이 지나가는 동안 시간 모르고 청해듣다가 DSD나 고음질PCM인가싶어 음원재생을 하고 있는 직원에게 음원의 비트레이트를 물었습니다. 그냥 CD를 리핑한 FLAC음원이었습니다.
훨씬 고가의 기기도 많이 있었지만 제가 엄지를 치켜들게 된 스피커는 802D였습니다.
중형차 한 대 값 정도 준비해야 할테지만, 늘 곁에 두고 듣기에는 잠시 귀를 스쳐 온 골드문트의 스피커보다 몇 배는 낫더군요. 훨씬 더 말입니다.
두서없이 주절주절 소감을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