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국내용을 봤는데 전성기 이창호의 느낌이더군요.
이창호가 처음 등장했을때 스승인 조훈현 9단의 대국평.
저하고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내 제자인데 얘 왜이래? 이런 평이었다고 봅니다.)
그뒤로 이창호가 계속 성적을 냈지만 바둑계에서는 크게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실제 대국을 해본 최고 수준의 기사들이 기보를 통해서 느끼는 이창호와 실제 대국에서 느껴지는 이창호의 압박감은 차원이 다르다. 실제 둬보니 이창호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끝내기 능력도 초일류의 실력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걸 모두가 인정하면서 바둑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게됩니다.
이세돌 9단. 전성기 이창호를 상대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지않으면 앞으로도 어려울지 모릅니다.
어 이상하네?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왜 이러지?
이창호가 두각을 나타내기전 초일류 기사들이 이렇게 무너져 갔었거든요.
어제 바둑 내용보면 이창호 전성기를 떠오르게 합니다.
그 정도 손해봐도 제가 이기거든요?
이세돌이 굴욕감에 돌을 던진 것도 좌하귀 패싸움을 걸지도않고 그냥 넘어가버린 것이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니가 지 아무리 용써봐야 난 굳이 패싸움 걸지않고도 이기거든?
전성기 이창호가 상대를 질려버리게 만들던 모습이 어제 다시 재현된 거죠.
박빙의 우위만 유지해도 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그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이 얼핏 봐서는 그 강력함을 알 수 없었던 천재. 쪼금만 따라잡으면 될 거 같은데 그 쪼금을 절대 극복할 수 없었던 전성기 이창호를 상대한다는 각오로 이세돌이 대국에 임해야 어느 정도 승산이 있을 것 같구요.
그렇다고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실생활에 다가와 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조만간에 상용화될 거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시대에 그 기반이 되는 기술로 바둑을 이겼다는 게 경악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구요. 슈퍼 울트라 컴퓨터를 이용해서 그 정도 성능은 나와야 자동차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컴퓨터를 이용해서 자율 주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는 지금 기술 수준에서 볼 때 자연스러운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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