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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알파고가 이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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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9 17:05: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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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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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알파고가 이겼네요.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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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훈 [가입일자 : 2002-04-27]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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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에 패했다.
알파고는 9일 오후 1시에 시작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특별대국장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1국에서 186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알파고는 초반부터 흔들림 없이 돌을 두어 나갔다. 이세돌은 초반 비틀기를 통해 알파고를 공략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흔들림이 없었다. 초반 우세를 이어간 알파고는 중반 실수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종반에 들어서며 완벽한 마무리를 통해 이세돌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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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가 문제일듯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었지만 조금빨리 왔네요. 하긴 구글에서 게임을 제의한걸 보고 어쩌면..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예전에 제퍼디라는 미국 퀴즈 프로그램에서 IBM이 제작한 왓슨이라는 인공지능이 최장기간 챔피언자리를 지킨 인간 우승자들 두명을 제치고 특별대결에서 우승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을 다룬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말로는 배운다 이야기를 하지만, 개발팀 속내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애초부터 승부를 생각하고 독하게 준비합니다.
저는 이 사건이 그다지 놀랍거나 절망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의 업적에 어떤 감동마져 느낍니다. 신경망 시스템이나 딥러닝이라는 메커니즘은 아직까지 인간보다는 뒤떨어져있고 인간과 완전히 비슷한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인간이 인간 자신이 어떻게 사고하는가를 알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 성과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미래예측가중에 하나인 레이 커즈와일에 의하면 인공지능이 인류 전체를 합한 것 보다 더 많은 신경연결을 가지게 될 날이 체 30년도 남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언젠가 인간은 뇌에 임플란트를 이식하고 그런 컴퓨터들과 정보를 주고받게될 날이 올거라고 하더군요. 그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누군가 그것을 독점하게되지는 않을지, 미래는 열려있고 정말 방향을 잘 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치가 더 중요해지는 이유 중 하나겠죠.
지금 왓슨은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의료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이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다른 시스템도 본 적이 있는데 한 인공지능은 암환자의 CT를 읽으면서 십년이상 숙련된 전문의들보다 더 정확하게 진단을 한다고 하더군요. 알파고도 대국을 마치면 의료현장에 투입될거라고 들었습니다. 지금 알파고의 상대는 이세돌이라기 보다는 바둑을 취미로 가진 전문의들인 것 같습니다. 와싸다에는 혹시 안계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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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정훈 |
2016-03-09 22:16: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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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언급한 건 "공정성"이란 측면에서 그것이 인공지능 왓슨의 한가지 불공평한 강점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었기때문에 든 예시였습니다. 원격조종이나 물리적인 거리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것 처럼요. 알파고와 직접적인 상관이 있어서 든 예시가 아닙니다.
그리고 알파고가 "적접"두어본다고 말씀하신 부분은 인간도 나름의 가상공간을 통해서 실제로 놓아보기를 한다는 측면에서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컴퓨터는 인간보다 작업기억능력이 월등해서 그걸 생생한 (실제처럼 느끼는) 정도가 크다고 할 수 있겠죠. 인공지능이 cpu와 메모리를 통해 수읽기를 하는 것과 인간이 전두엽을 이용해 수읽기를 하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결국 인공지능도 머릿속에서 놓아둔걸 실제 바둑판에서 인간이 대리로 옮겨주고 있는데요. 이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지능은 머릿속에만 머물러있는것이 아니라 환경속에 놓여있습니다. 만약 이세돌이 연필과 종이를 통해 "실제"수읽기를 시행해볼수 있으면 면 그건 이세돌의 지능이 인간이 신체를 넘어 확장된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알파고 측에서는 마음대로 그러라고 했을겁니다. 그렇다고 그점에 있어서의 알파고의 비교우위가 그다지 훼손되지도 않을 거고요. 제가 보기에 이두호님의 말씀은 인간까리의 대국에 대해서도 작업기억력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기사에게 그 작업기억을 사용하는 게 공정하지 않다고 말씀하시는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런 기사들은 머릿속에 직접 기보를 그려보는 것이나 다름없을테니까요. 예를 들자면, 예전에 폰 노이만은 페르미와 파인만과의 계산대결에서 이겼는데, 페르미가 계산기를 파인만이 단순한 계산자를 이용한 것에 비해 단순히 천장을 보면서 암산으로 이겼다고 합니다. 그냥 머릿속 백지에 그림을 그려본거죠. 알파고의 작업기억이 불공평하다면, 폰 노이만의 암기도 불공평하다고 해야겠죠. 인간끼리 대국을 하는데 바둑판 없이 머릿속에 바둑판과 좌표를 그려두고 서로 대국을 한다고 하면, 그것이 알파고가 자신의 연산장치와 메모리를 통해 수읽기를 하는 것과 형식적인 면에서 다를까요? 속도와 단기기억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기계가 인간보다는 월등히 뛰어나고,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어림짐작(휴리스틱)을 이용하는 방식은 기계가 따라올 수 없는 인간의 강점입니다. 사실 이런 의식이나 심신론의 문제는 심리철학의 주요한 주제입니다. 관심있으시면 데니얼 데닛이나 존 설 같은 철학자들의 저작들을 접해보시는 것도 좋으실 듯 싶습니다.
사실 이 사건에서는 그런 "공정함"의 비교보다 더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계가 인간을 닮아가는 것 만큼 인간이 기계를 닮아갈 가능성에 관한 것입니다. 만약 이세돌이 머릿속에 임플란트를 박고 알파고처럼 강력한 보조기억장치와 단기기억장치들을 통해 알파고와 대결하게되면 좀더 공정해질까요? 아니, 공정함이라는게 의미가 있을까요? 앞으로 인간과 기계(인공지능)의 구분이 갈수록 불분명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어떤 측면은 기계가, 어떤 측면은 인간이 앞서고 있는것이죠.
요약하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기계가 공정한 게임을 벌였느냐는 질문이 계속떠오르신다면, 저는 "그렇다"라고 생각합니다. 더 정확히는 "의미없다"라고 하겠디만요. 이미 이 문제에 대해서는 20년도 전부터 철학적인 검토가 있어왔고, 그 공정성이 문제가 된다면 게임자체가 성립이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네발로 뛰는 치타와 100터 경주를 벌이는 인간 스트린터의 경주에서 치타에게 공정을 위해서 두발로 뛰라고 하면 의미가 없는것처럼, 이 게임에서 공정성을 인간의 기준에 맞춰 따지는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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