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조각 나눠서 각고의 고생 끝에 만들어진 나전칠기 문짝을 볼 때마다
다가오는 느낌은 참으로 사람의 고혈이 고스란이 스며든 작품이라는 생각이었기에,
작년 가을에 재활용하던 날 내버려진 장농에서 여섯 개를 이쁘게 뜯어와서
방 한 켠에 음향판 겸 장식용으로 세워두었습니다.
다른 것들은 별로 눈에 차지 않는데, 나전칠기 문짝은 늘 마음을 애닯게 하고
보물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저를 가끔 도와주시던 분이
예전에 나전칠기 장인이어서 그랬을까 싶기도 하군요.
노고에 비하여 제대로 사람들에게 작품으로 인식되지 않는 면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앰프에 나전칠기로 장식해볼까
싶은 생각이 얼핏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