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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봉인(山行逢人)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6-02-21 01:25:57
추천수 11
조회수   934

제목

산행봉인(山行逢人)

글쓴이

오연택 [가입일자 : 2007-01-10]
내용


산행봉인(山行逢人)   -유상




삶이란 길(道)을 가는것에 비유 할수있다. 


 


그 길위에서 만나는 수많은 크고 작은 인연(因緣)들로 그 내용이 체워 진다. 

우리의 삶은 때로는 오르막길, 때로는 내리막길, 그리고 끝없는 인생행로(人生行路)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다. 


 


산행(山行)은 산길을 가는것이다. 



그 길도 여러가지 이다.

아늑한 오솔길, 가파른 오르막길, 꼬불 꼬불 꼬부랑길, 비탈진 내리막 길,

아슬 아슬한 벼랑 길, 
발 뿌리 체이는 돌길, 진창 수렁 길, 이름을 일일이 알수없는 꽃들이 피어있는

꽃길, 입술이 
시퍼렇게 물 들도록 따먹었던 Blueberry, Huckleberry 길, 이런 길들을 오르 내리며

만나는 모든 것들로 산행길은 채워 진다. 




금년들어 벌써 15번째 산행을 다녀 왔다. 

 


산행때 마주친 산을 좋아 하는 산(山) 사람들, 땀을 닦으며 쉬는 길에 가벼운 담소(談笑)를 나누었던

사람들을 상기한다. 


Glacier Basin (편도 6.5 마일) 산행때, 손발로 겨우 기어 오를만큼 가파른 바위길을

한발 한발 조심 스럽게 내려올때 만난 산사람은 
30 미만의 젊은이, 그는 홀로 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그는 내 백발(白髮)에 시선을 보냈고 나는 그의 한쪽 다리에 시선이 머물렀다. 

왜냐하면 그의 한쪽발은 의족(義足)이 었다. 

수족(手足)이 멀쩡한 사람도 기어 오르기 힘겨운 곳을 의족을 이끌고 오르고 있었다. 


게다가 모르면 모르되 70여 파운드는 족히될 Backpacking 장구(裝具)가 그의 등에 지어져 있었다. 



그는 매년 한번씩 이곳에 오르고 만년설 밑에서 한밤을 홀로 보낸다고 한다. 

금년이 벌써 세번째라고 했다. 

그는 그의 정신에 있는 "의지(意志)의 다리" 로 그 험한 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그 젊은이의 모습이 생생하게 뇌리에 남는것은 그가 보여준, 뜻이 있으면 못할일이 없다는

교훈 일것이다. 




두번째 만난 사람은 Goat Lake(편도 5마일) 산행길에서 만난

Mt.Baker-Snorqualmie National Forest Park 에 근무하는 Ranger 였다.

산행때 지켜야될 준수사항들은 잘 숙지하고 있었지만 
궁금한것이 있었는데 마침 잘 만난 사람이 었다. 


Camping 을 할수 있는곳에는 간이 화장실이 설치되 있지만몇 시간씩 산길을 오르면서

생리요구가 있을때 어쩔수 없이 길을 비켜서 실례를 
해야 할때가 가끔 있다. 



까마득한 옛일이지만 큼직한 가위가 그려저 있는 담벽 앞에서

얼큰하게 술이 취해 노상방요(路上放尿)를 한일이 있은후 
비록 산속이긴 하지만 미국땅에서

화장실외에 방요를 한 일은 산행길 에서다. 




나는 그 Ranger에게 이렇게 물었다.

"내가 저 숲속에서 방요를 했다면 
당신은 내게 Ticket을 발부 하겠읍니까?" 



그는 빙그레 웃으며 곧 "아니요."라고 대답 했다 

그리고 이런 설명을 했다. 산길에서 소피(所避)를 볼려면 Trail을 비켜서 가능하면 바위 같은데

방요(放尿)를 하라고 했다. 


산 짐승들에게 가장 결핍 되는 영양소는 염분인데

바위에 묻은 염분을 
동물들이 할타 먹기 때문에 이롭다는 것이 었다. 



대변인 경우는 땅을 파고 묻어야 된다고 처리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 해 주었다. 


산을 오르 내리며 산길을 관리하는 그의 직업이 주중내내 세상속의 삶에 지치고 겨우 주말에나

산을 오르는 내 입장 으로서는 
무척 부러웠다. 


 


그는 또 여가에 시(詩)를 쓴다고 했다. 



생리현상 처리에관한 극히 본능적인 질문을 했던 나에게 Ralph Waldo Emerson 의 시(詩) 한수(首)를

읊어 주기도 한 그는 
퍽이나 인상적인 사람이 었다.

그후 도서관에서 Emerson 의 시집을 찾아내 그 시(詩)를 
다시 음미 할수 있었다. 



The Rhodora: 



On Being asked, Whence is the Flower? 

In May, when sea-winds pierced our solitudes, 

I Found the fresh Rhodora in the woods, 

Spreading its leafless blooms in a damp nook, 

To please the desert and the sluggish brook. 

The purple petals, fallen in the pool, 

Made the black water with their beauty gay; 

Here might the red-bird come his plumes to cool, 

And court the flower that cheapens his array. 

Rhodora! if the sages ask thee why 

This charm is wasted on the earth and sky, 

Tell them, dear, that if eyes were made for seeing, 

Then Beauty is its own excuse for being: 

Why thou were there, O rival of the rose! 

I never thought to ask, I never knew; 

But, in my simple ignorance, suppose 

The self-same Power that brought me there brought you. 





나는 산행때 한수씩 외워 두었던 어느 스님의 영역(英譯) 시 한편을 읊어 답례를 했다. 





Nameless Flower 



Without anyone looking at me, 

I am not lonely. 

Without anyone caressing me, 

I am not of sorrow. 

In the joy of breathing, 

I am dancing. 

In the trembling joy of living, 

I am singing. 

Unhindered by any disturbance, 

enjoying my leisurely meditation, 

I live on 

as a nameless flower! 



-Ven. Suk Yong San- 





세번째 만난 산사람은 편도 4.5 마일의 Twin Falls 산행 때었다. 

비포장 산길을 20여 마일을 드라이브한후 도착한 Trailhead로 부터 걸어오르는 4.5 마일의 산길은

길고 길었다. 


마지막 1마일은 험준한 협곡 내리막길이 었기 때문에 예상외의 시간이 걸렸다. 

Twin Falls에 도착했을때 이미 오후 5시 가?고 폭포에는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피어 있었다. 

그곳은 몹씨 적적한 곳이었다. 사람이라고는 우리보다 앞서 오른 젊은 남녀 한쌍

그리고 지난밤을 그곳에서 혼자 보냈다는 
30대 중반의 청년이 었다. 



어둠이 깔리자 Camp Fire장에 모닥불을 짚혔다. 

그가 마른 나무가지를 한묶음 갖고 찾아 왔다. 이런 첩첩산중에서 어떻게 혼자 밤을 지낼수 있으며

무슨 특별한 
목적이라도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기독교 신자이고 교회 일에 관하여 금식기도 중이라고 했다. 

우주천지에 만재하신 절대자(絶對者), 그는 그 절대자에게 절실한 간구(懇求)를 하기위해

이 첩첩산중을 찾아와 
은밀한 기도를 하는중이 었다. 



실낱 같은 초생달이 나무가지에 걸려있는 칠흑(漆黑)의 밤에 별들은 빛 난다기 보다

차라리 이글 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그 별 빛을 바라보며 산행길에 만났던 사람들, 아니 산행길 뿐만이 아니라 인생생로(人生行路)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생각해 봤다. 



때로는 악연(惡緣)을 맺어도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다 소중한 일들이라는것을 깨닫게 됐다.



산행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들 뿐이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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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일진 2016-02-21 09:29:26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자꾸 거봉 찾아 헤매는 3봉 영감이 생각나네요..ㅋ

김승수 2016-02-21 09:32:30
답글

산을 좋아 하시는분치고 나쁜분이 없습니다

해서 ... 3봉할배도 심성이 맑은 유리알임돠^^;;

이성위 2016-02-21 18:38:11
답글

인자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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