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청와대에 초청받아 갔다고 칩시다.
마침 그 때 박정희가 일본군복을 입고 말을 타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그가 일본군복 입고 말타는 사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 사람이 나중에 박정희가 얼마나 검소한지 감동했다고 말합니다.
박정희는 옛날 옷 한 벌도 아끼고 아껴서 입는다고 말입니다.
더욱이 박정희는 시바스 리갈도 주전자에 따라 마셨다고 하던데, 얼마나 소박합니까? 내용물이 뭔지 모르고 주전자만 본다면 말입니다.
어느 회장님댁 오디오에 대한 글을 읽고 문득 위와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장님댁에서 거실과 안방만 보신 분이 그 분 댁의 오디오가 라디오 한 대 뿐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댁에서 안내받은 만큼만 돌아다니시고, 보여준 만큼만 보신 결과를 가지고, 재벌집의 검소한 생활에 대해
결론을 내시더라구요.
그리고 그 글을 읽은 여러분이 재벌가의 검소함에 대해 한 말씀씩 하시는데, 라디오 한 대를 보신 분의 말씀에서 그런 결론을 내기란 어렵다는 것이 제가 하고싶은 말입니다.
물론 그 분의 말씀에서 중요한 것은 기승전 "안테나"라고 생각합니다만......
재벌이 검소하다고 제가 기분 나쁠 일은 없습니다만, 겨우 한 두 개의 사실만 가지고 섣불리 감동을 느낀 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다른 분까지 감동을 전달받는 것에는 놀라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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