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오페아와 만난 지 올해로 15년 째인데 아차 하다가 옆길로 새버렸습니다. 잠시 들였던 스펜더의 옛 소형 명기 SA1에 빠진 것인데 급기야 중대형 스피커 SA3(12인치)까지 구입했던 게 지난 주말입니다. 삽시간이더군요. ㅎㅎ
그리곤 끼고 살던 알파3까지 장터에 내놨습니다. 완전 새판 짜기 모드로 간 건데 다행히도 반전의 계기가 있었습니다. 지금 내가 무슨 일을 한 거지? 사고는 쳤지만, 제 방에 나란히 놓인 두 종류의 스피커를 냉정하게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스펜더 명기들이 빈티지적인 한 방이 있으나 한계도 분명하게 귀에 들어오더라구요. 카시오페아만의 특장인 투명함, 명징함이 없으니 개운한 맛이 없는 거죠. 들을수록 텁텁한 소리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말입니다. 스펜더의 매력도 분명합니다. 그러니 세계에 수많은 매니아층을 여전히 거느리고 있고, 그래서 저도 잠시 빠졌던 거 아닙니까? 정리하면 음의 두께감, 그리고 호방한 점 등입니다. 여기에 곁들여서 짙고 어둑어욱한 사운드도 멋지죠. 그래서 제가 구한 SA3나 BC1, S100 등이 지금도 유명합니다.
허 사장님 어떻습니까? 이런 두세 가지 요소만 우리 사운드에 적절히 장착한다면 카시오페아 정말 대박인데 말이죠. 지금의 한없는 투명함과 정갈함 위에 그걸 가미하는 겁니다. 근데 그게 가능한 주문인가요?
제 경우 바람났다가 카시오페아 사운드에 대한 신뢰를 더욱 키웠습니다. 그래서 괜찮은 바람 피우기 경험이었습니다. 장터에 내놨던 알파3요? 이후 제가 우찌 했던가를 함 알아 맞춰보시지요.ㅎㅎ
무더위와 장마에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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