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죽고 너도 죽고 그도 그녀도 죽을 것이다.
지금부터 100년후에는 지금 살아 숨쉬고 있는 것들이 모두 흙으로 물로 공기되어 땅으로 바다로 하늘로 사라질 것이다.
지금 살아있는 사람보다 이미 죽은 사람이 수천배 더 많다.
사람들은 그렇게 죽어가면서 살 생각만하지 내일 죽을지 모르고 오늘 백년을 움켜쥔다.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올지 다음 생이 먼저 올지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
올 때는 순서가 있지만 갈 때는 순서가 없는 죽음에 대해
붓다는 날마다, 매일 사유하라고 하였다.
내일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사는 삶과
죽음을 망각하고 천년만년살 것 처럼 사는 삶은 질적으로 다르다.
내일, 한시간 후라도 죽을 수 있다고 죽음을 자각할 때
행동이 달라지고 관계가 달라지고 삶이 달라진다.
어떻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죽는 것도 중요하다.
잘 살고 잘 죽어야 한다,
잘 살고 잘 죽기위해서는 죽음을 자각하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죽음에 대해 깨어야 한다.
빨리 깰수록 더많이 깨어날수록 삶은 자유롭고 행복해진다.
잘 살고 잘 죽자.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이미 죽어 죽음이라는 큰 산을 넘어선 사람들이 대견해보인다.
정직하고 자유로운
법주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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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봄
비질한 절집 뜨락은 먼지 하나 없이 정갈하다.
푸른 이끼 위로
진 꽃잎이 떨어져 무늬를 만든다.
세상엔 아무 일도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오늘 스승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진 꽃잎 이끼 위로 하강하듯 사뿐하고 날렵하게 떠나셨다.
봄 따라 가셨다.
그래도 보라.
맥 놓고 울음조차 잊은 내 코끝을 무심히 간질이는
저녁 바람 끝에 묻은 이 향기를....
소림의 봄소식은 여태도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