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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테슬라 창업자 - 엘론 머스크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6-02-09 12:31:50
추천수 15
조회수   1,690

제목

전기차 테슬라 창업자 - 엘론 머스크

글쓴이

양원석 [가입일자 : ]
내용
 
  • 논평

EUTERS/Patrick T. Fallon
엘론 머스크

자신이 지금 하고 있다고 믿는 것과 실제로 하고 있는 것 사이에는 종종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정치에서는 정책의 효과와 정책의 목표, 공언한 목표가 서로 무관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어떤 행위를 하는 사람(doer) 자체가 슬로건(rhetoric)과 현실(reality)을 혼동하곤 한다.

이쯤에서 최근 출간된 ‘엘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Elon Musk: Tesla, SpaceX, and the Quest for a Fantastic Future)’ 이야기를 해보자.

엘론 머스크의 사업가로서의 에너지는 놀랍다. 그와 같은 사람이 더 있다면 세상은 더 좋아질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이 전기에서 엘론 머스크가 ‘인류를 구원하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꿨다는 부분은 다소 부풀려졌다고 생각한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백악관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1996년 GM은 ‘EV1’이라는 전기자동차를 출시했다.

엘론 머스크는 중년이 된 부유한 베이비붐 세대들에게 그들이 젊었을 때 그렸던 이상을 태양광 패널과 전기자동차의 형태로 되팔아왔다. 이들 아이템이 팔린 이유는 글로벌 경제가 태양광 발전으로 전환할 만큼 성숙했기 때문이 아니다. 부자들의 허영심을 채워줄 장신구로서 팔렸다. 심지어 부자도 세제 혜택이 없었더라면 이들 아이템을 구입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물론 엘론 머스크의 경영 능력과 추진력은 높이 살 만하다. 자동차 사업을 시작하려면 극복해야 할 관료주의적 장애물이 엄청나다. 또한 테슬라가 선보인 모델S는 멋진 자동차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애슐리 반스가 쓴 엘론 머스크 평전 어디에도 테슬라 전기차에 제공되는 세제혜택 7,500달러(약 830만 원)에 대한 부분은 등장하지 않는다.

모델S 전체 판매대수 가운데 10%는 노르웨이에서 팔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테슬라는 10-K에서 노르웨이 정부가 제공해온 후한 세제혜택이 사라질 경우 테슬라에 상당한 리스크가 따를 수 있다고 적어놨다. 10-K는 미국 상장사가 매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해야 하는 일년치 실적 보고서를 가리킨다.

전직 국무부 관계자가 없었다면 지금의 테슬라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언급도 이 전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엘론 머스크는 전기차와 관련해서 받을 수 있는 세제혜택에 대해서 연구하기 위해 전직 국무부 관계자를 영입했었다. 결국 테슬라는 정부로부터 4억6,500만 달러(약 5,160억 원)에 달하는 차관을 받았다.

테슬라에 ‘행운이 잇따르면서’ 캘리포니아에 있는 토요타 공장을 ‘무료로’ 얻은 경위는 정치적 음모가 아닌, 그저 우연히 일어난 일인 것처럼 기술돼 있다. 테슬라는 토요타 공장을 인수하고 몇 주 만에 IPO를 실시했다.

사실 테슬라가 앞으로 받을 예정인 정부 보조금에 비하면 테슬라의 시가총액인 320억 달러(약 35조5,000억 원)는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2017년 테슬라는 중산층을 겨냥한 3만5,000달러(약 4,000만 원)짜리 차량 ‘모델3’를 출시할 계획이다. 모델3는 매년 수십만 대 팔릴 것이라고 엘론 머스크는 예상한다. 이럴 경우 테슬라가 누리게 될 연간 세제혜택은 수십억 달러로 금세 늘어날 것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마더 존스(Mother Jones)‘는 엘론 머스크가 납세자들에제 진 빚에 대해 다룬 장문의 기사에서 분더킨트(젊은 나이에 크게 성공한 귀재)인 엘론 머스크가 좀 더 고마워할 줄 알고, 좀 더 겸손한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냐고 꼬집었다.

요즘 기후 모델링(climate modeling)이 아무리 정치 이슈화했다고 하더라도,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를 바꾸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을 정당화하기에는, 이산화탄소에 대한 기후 민감도(climate sensitivity)가 그렇게 대단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 같은 이해가 보편화된다면, 정부의 편애(favoritism)는 테슬라의 최대 부채(liability)로 떠오를 것이다.

엘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라는 민간 우주선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스페이스X에 대해서는 좀 더 긍정적인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정부든 서비스 업체를 인수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항공우주국(NASA)에서 자체적으로 우주선을 개발하기보다는 경쟁력 있는 민간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엘론 머스크의 주장처럼, 인류는 정부의 합법적인 이익을 마지막까지 보전해야 한다. 지구 궤도 비용을 급격하게 줄이는 것이 미래 우주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주장한 사람이 그가 처음은 아니다. 우주로 관심을 돌린 닷컴 백만장자가 엘론 머스크 하나뿐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가 재활용 가능한 저가 대중량발사로켓(HLV)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면, 새로운 가능성이 활짝 펼쳐질 것이다. 앞으로 50년 후 지구 궤도에 호텔과 공장이 생긴다면 스페이스X 호텔과 공장일 것이다. 인류가 화성에 이주하게 된다면 스페이스X 단지가 될 것이다.

인류의 지성이 태양계 너머까지 안전하게 전파된다면, 후세는 허버트 조지 웰즈(영국 SF 소설가), 로버트 고더드(로켓을 개발한 미국 물리학자), 닐 암스트롱(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미국의 우주비행사), 스탠리 큐브릭(‘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연출한 미국 영화감독), 로버트 주브린(미국 항공우주공학자로 화성협회 회장), 미스터 스포크(‘스타 트렉’에 등장하는 벌컨 행성 외계인과 지구인 사이에 태어난 혼혈인 캐릭터) 등과 함께 엘론 머스크에게 감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거기까지 가는 길에 엘론 머스크가 너무 많은 전기 작가들에게 시간을 빼앗기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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