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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골에서 소복한 여인과 하룻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6-01-31 11:09:58
추천수 15
조회수   1,831

제목

여우골에서 소복한 여인과 하룻밤...

글쓴이

조정래 [가입일자 : 2016-01-15]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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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우찌 된 셈인지...tv 드라마는 남편 복수극, 아니면 남편 죽고 재혼 상대자는 항상 돈 많은 재벌 막내 아들...어쩌다 남편이 가족 구성원으로 등장해도 드라마 내내 마누라에게 얻어 터지는 장면만 나오고 ..그도 이젠 드라마에 중 늙은 남편이 등장하면
그 드라마는 인기를 절대 끌지 못하는 드라마로 귀결되어 아예 남편은  처음부터 죽고 없는 드라마 소재들이 많다.

자고로 안동 선비들은 환갑진갑 지난 나이가 되면 출타후 보름 정도는 여기저기 쏘다니다가 집으로 와야 가정이나 부부사이도 아주 좋아진다는 말이 있는데...요즈음 자가용이다,아파트다 복터지는 다지탈 삶이라지만
거실에는  늙어가는 부부만 달랑 하루종일 마주하니 ...남편의 위상이 말이 아니다.

그래 남자란 거실에서 죽치면 안되는 법이다.
선비는 아니지만 역마살끼를 참지못하고 고구마 ,감자,작은 난로, 큰 종이 소주팩 하나...

짐을 챙겨서 일동,이동을 지나고 겨울 우중충이 걸린 명성산 옆자락을 타고 김화  고개를 넘었다.

도착지는 여우골 공둉묘지 초입이다.. 일명 솔밭이다.

한수 이북에서 가장 낮은 온도의 노숙 자리이기 하다.

서울이 영하 13도 일 때

여우골 공동묘지 솔밭에는 약 19도가 되고
소주가 얼고
맥주병이 얼어 터지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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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를 한 자리이다.
유골은 어디가고
구덩이만 남았다

망자는 죽으면 단 1cm움직이지를 못하는데...

살아 있는 자들이 죽은 자를 자기 욕심으로 이리 저리 파 옮긴다.
조선시대부터 급제를 못해도 이장을 하고 이런 저런 자신의 영화를 위하여
백골의 유골을 이리저리  옮기는 것이 인간들이다.
 

혹은 여기저기 공장이다 신도시다 도로 개설 이유로  

최근들어서도  이땅에 망자들은
죽어서도 이리 저리 이사를 다니스는 것이 유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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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에 의하면
옛날 이 여우골 공도묘지는 어린 아이 무덤이 많아다고 한다.
어린 아이 무덤은 애촉 혹은 애총 으로 불렸는데...자연속 담백질 수평 이동 법칙에 의하여 그런 계곡에는 늘 여우들이 살았다.

이제 쉽게 죽은 인육을 접할 수 없는 시절이라 여우도 이땅에서 사라졌다.

여우골 초입에서 만난 산 짐승 발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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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럭 바위다.

궁예가 아우에게 철원성을 빼앗끼고 이곳 명성산에 피신 하였는데...

산이 워낙 험하여 공세가 어려웠다.
그때 홀연 백발 노인이 나타나서

"소등을 타거라"

하여 여우 고개를 넘어서 산 등을 타고 공략을 하여 궁예 패잔병에게 승리를 이루었다는 구전이 있는데..이 더럭 바위에서 궁예의 목을 쳤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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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묘지 초입에 있는 화장실이다.

이 화장실 가까운 곳에 젊은 총각이 두명이나 목을 멘 소나무가 있다.

왜 인간들은
스스로 목숨을 버릴 때 ....오감으로 느끼는 기가 쎈 곳


홑 진곳을 택할 까?
 
 
공동묘지 초입에 있는 화장실이  너무 을씬스럽고...흰양철로 만들어져서
어쩌다 달빛이 내리는 밤에는 마치 소복한 여인이 방금 들어 간 듯한 착각이 드는 밤이다.

한무리 밤바람이 굴참나무 가지를 스치고 ,잣솔밭으로 휘돌아 사삭거리면서
공동묘지 화장실 쪽으로 숨죽이고 사라진듯하다가 ..다시 조금전 화장실로 사라진 소복의 여인이 삐-거억 문을 열고는 솔밭에 소주잔을 기울이는 나에게로 소리없이 다가 오는 듯하다.

그래서.. 이리 오시요..이리오시요
내 오만 사람들하고 다 酒作을 다 해보았지만 아직 다리없이 소복만 입고 다가오는
아리따운 귀신미인과는 술한잔 못 나누어본 원이 있소이다

이리오시요 이리 오시요..외로운데 한잔 같이 나눕시다!... 중얼중얼 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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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방금 다시 화장실 안으로 사라진듯하니 후레쉬를 터트려 컴컴한 화장실을 찍어 보았지만 ..방금 이쪽으로 소리없이 오던 소복의 여인은 사진에 찍히지를 아니했다.

그래 ...귀신은 사진에 찍히지 아니한다 했다.

어디서 또 겨울 노루가 괙..하니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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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묘지 초입에 노숙 자리를 마련하고 같이 온 은하수 캠퍼들은 솔밭 안 쪽으로 탠트를 쳤다.
미군들이 전쟁시 사망자가 발생하면 죽은 시체을 담는 (사진의 밑 바닥에 깔린 것)
자루에 방산시장에가서 보일러 줄을 3만원 주고 깔았다.

사망자 즉 시체담는 통이지만 품질이 좋아서 땅의 습기가 차 오르지 못하고 더욱이
사망자 얼굴과 군 인식번호 판은 투명 창으로 되어 있어 그 속에 들어가 하늘을 보고 누웠노라면 밤 하늘에 별도 총총 하게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자루다.



필자와 노숙을 즐기던 분중에
이곳에서 한밤중 ...늙은 할머니가 자꾸 탠트 밖에서 부르는 모습을 보고 혼비백산하여 탠트를 바로 철수 하고 이제는 캠핑도 다니질 아니하신다.

그 이후
또 다른 분이 나를 따라 이곳에서 탠트를 쳤다가 두 부부가 놀란 일이 벌어 졌다.
그리고 그분도 이제 여우골 공동묘지 초입에 있는 솔밭 갬핑은 오지를 않는다.

나는 탠트가 없다.
캠퍼가 아니고 그냥 노숙자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다들 겁을 먹으니
내가 공동묘지 초입에 있는 묘 바로 앞 자리에서 그냥 탠트 없이 영하 17에서

하룻 밤을 보냈다.

과부 귀신이라도
잠든 나를 깨울 줄 알았더니 ...그런 일은 없었고

다만 같이 오신 새터님과 화사랑님이

간밤에 여우골 쪽에서 요상한 짐승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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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2만5천원으로 만든 장작불 보일러 이다.


장작불에 동파이프를 걸치고 스팀 보일러를 가동했더니
금방 더운 물이 가득이다.

영하 17도라도 좋은 밤이 될 것이다.
인간은 숨을 쉬므로 탠트 없이 추운 겨울에 노숙을 할 때는 자연
숨이 침낭 외피에 얼어 붙어 얼음 조각이 떨어지도 하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솔 향기 가득한 곳에서 깊은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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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튼 날 낡이 밝아서

어디 여우라도 만날 겸 공몽묘지 여울 골을 올라가는데...
여기저기 유골을 파 옮긴 자리가 또 보인다.
아마 차도 못 들어오는 깊은 산중이라서 시사 지내기 불편하여 옮겼으리라...

한참을 여우 골 깊숙이 들어가니 짐승 똥을 발견했다.

노루 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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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더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는데 꿀밤 나무에 무엇이 박혀 있었다.

오오라...이게 무슨 山中 貴物인가?

노루 뿔이다.

원시시대 충분히 무기로 사용하여도 될 노루 뿔이다.
잘 간수하면 천년은 족히 간다는 노루 뿔이다.

사람들은 디지탈에 매달리고 흥분하지만
난 아나로그에 늘 흥분하는 남자다.

굳이 윗글을 세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오디오 동호인들은 나름 삶의 철학적인 분들이 많으니 오늘 올려드린 글 토막이나 사진 한장에서도 각박한 디지탈 도시생활에 잠시나마   아나로그 향기를 느낄 것이다.

행복한 오후 되시길 바랍니다.



note:





건망증이 심해서 1년에 차량 키를 서너개 이상 잃어 버리는데... 철원 산속에서 주워 온  노루뿔에 차량 키를 달아서 사용한 이후로는 지난 수년간 단 한개도 잃어버리는 일이 없어졌다

사람은 소리만 아나로그가 아니고 가능한 물건도 아나로그와  많이 접촉해야 건강에 좋다고들 한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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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2016-02-01 00:12:59
답글

허어 이거 간만에 본 리얼리티 감성충만 다큐 글입니다. 글 좋아요. ^^

박성진 2016-02-01 18:24:57
답글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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