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들 없으면 지금도 사방에 쥐천지겠죠. 쥐를 제대로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길고양이 없어도 쥐덫이나 쥐약 등으로 쥐들 박멸할 수 있다고 착각하던데,
26,7년 전, 낡은 단독주택에서 살 때, 집에 진짜 쥐가 많았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 수시로 보일 정도였고, 마룻바닥 다 갉아서 뚫어버리고...
쥐가 생각보다 영악해서 먹이에 쥐약 바르고 해도 처음 한 두 마리만 먹고 꼴까닥 한 뒤에는 쥐약 묻힌 먹이만 쏙쏙 피해서 안 먹더군요. 쥐덫도 다 피해다니고.. 쥐약이 안 먹힘. 쥐덫도 안 먹히구요. 몇 년 동안 쥐 때문에 정말 짜증나던 상황. 도저히 해결방법이 없음.
그러다 길고양이 한 마리가 우연히 우리집에 정착해서 살았는데, 수 년 동안 쥐덫,쥐약 등 그 무엇으로도 박멸하지 못했던 쥐를 그 고양이 한 마리가 싹 정리했습니다. 정말 무서운 사냥꾼이였는데, 하루에 3,4마리 기본으로 잡기 시작하더니 아침에 가 보면 신발 신는 곳에 쥐를 갖다 놓더군요. 가끔은 몸통은 먹고 대가리만 남은 것도 있었는데 극혐.
쥐 사냥하는 거 몰래 구경해 보니, 쥐가 다니는 길목에 숨어서 1시간이 넘도록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계속 집중해서 거기를 보고 있더군요. 정말 대단한 집중력와 인내심.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제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는 최고의 고양이. 얼마나 기특하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