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어머니께서 수술을 하십니다.
근 20년을 크고 작은 수술을 달고 사시니.. 이젠 그런가 보다.. 합니다.
이제 10일 후면 수술이신데..
병원에서 어제서야 혈액이 모자라다고 하네요..
이럴때는 헌혈증도 필요없고 누군가 지정헌혈을 해 줘야 하는데
막상 부탁을 하려 하니 먹먹... 해 지네요..
평소 아주 가까이 지네는 사람도 별로 없는 저 이기에 더 합니다.
자주 보는 거래처 형님들.. 친하게 지냈던 동창들..
막상 말을 꺼내려니 어떻게 해야 할지.. 과연 들어 줄지..
고등학교 술친구하나.. 대학교 술친구하나.. 야밤에(11시쯤) 카톡을 날려 봅니다..
"친구야.. 혈액형 뭐냐? 피좀 뽑자 ㅡ.ㅜ"
썩을 넘들.. 보라는 카톡은 안보고 전화가 옵니다.
제 사정을 잘 아는 친구들이니.. 어머니 안부부터 묻고 흔쾌히 수락을 해 주네요..
별것도 아닌 일로 그런다고 욕 아닌 잔소리도 좀 듣고..
한넘은 오늘 상가집 간다고 내일 만나자고 합니다.. 술 한방울도 입에 대지 않고 오겠다는 말과 함께.
((원래 이넘 만나면 오후 일찍? 부터.. 새벽까지 함께 먹는 넘인데..))
한명은 지금 밤새 일하고 적십자에 가 있습니다.
하는일이 밤샘 일이다 보니 잘 시간인데 .. 피 뽑겠다고 버스타고 나왔다네요..
오늘은 헌혈 안된다고 내일 다시 가겠다고 해 줍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별것도 아닌일일수도 있는데.. 참.. 맘이 그렇습니다.
이런 부탁을 이렇게 힘들게 생각하는 저도 그렇고..
친구라고 이렇게나 쉽게 허락하고 움직여 주는 친구들도 고맙고..
뭐라고 딱히.. 표현하기는 그런데.. 맘이 뭉.....
요즘은 자주 보지도 못하고... 잘 봐야 일년에 한번 보기도 힘든 넘들인데..
참 고맙네요.. 그냥 고맙고.. 고맙네요..
피 뽑고 알콜좀 채워줄 생각인데 좋은 생각일지 모르겠습니다..
친구들은 벌써 부터 두꺼비 생각에 즐겁다고 합니다..
쓰글넘들.. 이렇게 지나가면 또 까먹고 살껀데..
이래서.. 친구 친구 하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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