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은 별로 보기 어려운 장소이지만, 도시 외곽에 살던 사람들은 더러 볼 수 있는 곳이 버스 종점입니다.
대합실이나 터미날이 아닌, 버스종점의 저녁풍경은 참 을씬년 스럽더군요.
아주 예전에 안내원이 있을 당시에는 버스종점 주변 기숙사 같은 건물이 있고 사람들이 북적였던 기억이지만,
어제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덜을 중간쯤에서 만나느라 서성거렸던 버스종점은..
북적이던 옛 영화를 모두 잃어버린, 그야말로 시대가 한참 지났음을 직시할 수 있는 것처럼 참 처연하고..쓸쓸하더군요.
넓다랗고 횡한 종점터에는 조명도 제대로 없고, 운행을 마치고 마지막 손님들을 태우고 들어와선 몇 되지 않는 사람들을 내려주곤 구석 빈자리로 들어가 주차하는..
그러면서도 예전 생각을 떠올려보면..버스는 언제나 따뜻했던 기억이 먼저 듭니다.
운전석 옆이 엔진룸이였던때..겨울철에 그 위에 걸터앉으면 스르르 졸음이 오곤 했던 기억이..참 오랜시간이 흘렀는데도 지나간 스크린을 보는것 마냥 따스하게 기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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