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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철 선생님 은퇴기념강연 감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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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4 21:3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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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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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철 선생님 은퇴기념강연 감상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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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훈 [가입일자 : 2002-04-27]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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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즈음, 주명철 선생님께서 한국교원대학 교수직을 정년퇴임하시면서 행하셨던 강연을 유튜브를 통해 보았습니다. 진작에 감상을 올리려고 했는데, 마침 일신상의 사유가 좀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마음의 빚으로 남았다가, 어제 오늘 한 번 씩 더 강연녹화를 시청했습니다.
강연의 주제는 "18세기 프랑스 금서의 정치적 의미"였습니다.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기 전, 왕권과 신권의 신성성이 그에 반하는 대항신화를 통해서 어떻게 해체되고 그 와중에 금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흥미롭고 자세한 강연이었습니다. 바르트의 신화의 정의에서 부터 시작하여, 그 신화구축의 예로서 왕가 인물들의 초상화를 읽는 법, 그리고 그 신화를 해체하기 위하여 왕권과 신권에 포르노그라피를 덧씌워 기존의 신화를 해체하고 다른 신화를 덧씌우는 과정들이 흥미롭게 예시되었습니다.
그 거대한 역사적 흐름을 만들어가는 신화구축의 과정에서 희생되는 개인들의 운명과 그러한 상징들을 통해서 쉽게 정치적 입장에 감염되는 인간의 특성이나 한계에 관한 생각들이 떠오르더군요. 이 포르노그라피를 이용한 대항신화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경험이 있었습니다. 87년 이야긴데요. 제가 정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중학 1학년 때 이야깁니다. 길을 가다가 당시 대통령후보였던 노태우에 대한 비방 삐라를 습득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는 미국을 방문한 노태우가 거기서 백인과 흑인여자들을 입맛대로 골라 오입을 한다는 내용의 케리커처와 글이 적혀있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민주화의 의미나 군부정권의 폭압적인 독재정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이라 단순하게 이런 근거없는 내용의 비방이 매우 저열하게만 느껴졌었습니다.
이후 사회나 정치에 대해 조금씩 식견이 생기면서 그러한 비방이 단지 비열함으로 매도될 수 없는 복잠한 상항이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지만, 하나의 신화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거든요. 포르노그래피를 통한 대항신화의 구축이 200년의 세월을 넘어서 여전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 뭐랄까,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신화와 상징을 통한 대중조작은 필수적이면서도 인간의 사고방식에 대한 어떤 근본적인 한계와 특성을 노정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주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될 것 같네요. 주명철 선생님, 뒤늦게 은퇴 축하드리고, 좋은 강연 감사하게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중단없는 연구로 더 많은 것들을 베풀어주시길 감히 부탁드려봅니다. 어쩌면 은퇴 후의 자유로움이 그러한 활동에 더욱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지 않을까 감히 철없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직 이 강연을 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주소를 적었습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져있는 한 시간 정도의 강연입니다. 재밌고 유머가 넘치며 흠미진진한 강의 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9XEEZ2Ypa4
https://www.youtube.com/watch?v=wJsE1wnTM2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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