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네 지금 나이가?
나.....동갑이제..50...
가.....그렇치.
그럼 51년 전에 자네 어디 있었나?
나....????
그땐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가..그러니까,지금부터 세월을 거꾸로 돌이켜
51년전에 자네의 모습을 생각해보란 말이야.
나....".........."
가....어떤 느낌이지?
나.....아무것도 없음??
뭐 이런 느낌?
가.....말로 구태여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
구체적으로 느껴보라고.
나...음........
가.....그리고 지금부터 50년 후의 자네 모습을 생각해봐.
나...그럴까....음....
가...어때?
나.....역시 아무것도 없음이네.
가...그렇지...그 아무것도 없음에서 자네가 태어나 지금 나와 담소를
나누고 있고,
다시 50년 후에는 자네란 존재는 없음으로 돌아 가는 거야.
나....그렇지.
가.....그럼 지금 존재하는 자네란 의미는 또 어떤 것이지?
나.............
가...??
나.....음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지만 부정할 수없는 무언가가 있는 건
확실히 느껴져.
가....그래...의미를 굳이 표현하지 않더라도
매순간 순간을 직감으로 느끼는 것.
머리 속에 생각으로 떠오르는 것은 지어낸 스토리일뿐
우리가 만들어 놓은 이 세상은
나비 날개보다 더 얇고,
한줌의 공기만큼이나 투명한 막일 뿐......
그저 일어나고 스러지는 현상들에 지나친 의미는 부여하지 않고
느끼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닐까?
나...음..듣고 보니 그럴듯하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술이나 한잔 하러 가세...
가....그러지...
...이렇게 두 사람은 어깨동무를 하고
근처 대포집으로 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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