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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응모] 가을..그리고 여자...ㅡ,.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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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8 14:2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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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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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응모] 가을..그리고 여자...ㅡ,.ㅜ^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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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가입일자 : 2004-06-02]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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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가을사랑
지은이 : 삼봉
프롤로그 : 막상 글을 쓰려니 상품이 누깔에 왔다 갔다 해서
시상이고 쥐뢀이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어제 퍼질러 마신 고량주와 쐬주 때문일까?
아님 연륜이 묻어나는 4理비 삽신교주님의 작품에 주눅이 들어서 일까?...
암튼 싸나이가 칼을 들었으며 청양고추라도 잘라야지.....
"Rhythem of the rain...".
이 노래를 들으면 연상되는 내 첫사랑에 대해선
많은 독자(?)분들께서 익히 어느정도 다들 아시기에
또 욹어먹으면 돌멩이 세례를 받을 것 같아서
그만 써먹기로 하고
10월의 끝자락만 되면 어김없이 "잊혀진 계절"이
도배질을 하는데 난 이 노래도 싫고 마누라와 자식을 버리고
미국으로 튀어 도망갔다 슬며시 기어 들어온 이 가수도 싫다.
첫사랑과 헤어지고 종로 무교동 명동을 방황하던 시절
지금은 먼저 가서 내가 올 때를 기다리고 있는 친구녀석과 같이
무교동 술집을 전전하던
어느 토요일 날
술집을 드나들면서 몇번 보았던 그녀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자리를 발견하고
저와 친구넘이 미어터지는 좁은 자리에 합석하자고 하면서
그녀와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70년도 말
지금은 흔적조차 없는 무교동 스타다스트 호텔 옆으로
신인 그룹들의 등용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흡사 동두천과 문산 일대의 나이트클럽을 연상 할 정도로 많은
소주와 돼지고기 찌게 계란말이에 파전도 파는 허름하지만
롹그룹들이 쌩 라이브 연주를 해주던 술집들이 즐비했었습니다.
태생이 롹 스피릿인 나는
친구 녀석과 주말만 되면
거의 출근하다 시피 그 무교동 술집들을 드나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곳을 드나드는 죽돌이 죽순이 들도
눈에 익게 되더군요...
그런 중에 그녀도 눈에 띄었고.....
어느 무덥던 여름....
긴 생머리에 커다란 쌍꺼풀진 눈이 예쁜
작고 아담한 체구의 앙증맞은
그녀를 술집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친구녀석과 나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친구들과 앉아서 라이브 생음악에 어깨춤을 추며
술을 마시며 깔깔대고 웃는 그녀에게 다가가
"같이 합석해도 될까요?"
그렇게 시작해서 그녀와 그녀의 친구 그리고 나와 그너마...
이렇게 각자 파트너가 되어
정신없이 음악에 도취하고
술에 취하고
그녀에 취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만남은 하루가 멀다고
무교동 술집을 출근하다 시피 드나 들었습니다.
사람이 눈에 콩깍지가 씌면 보이는 것이 없다고
그녀와 같이 노는 것에 혼이 털린 나는
그저 주말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지금처럼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
헤어지면서 다음 만날 장소와 시간을 약속하며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시절
마른 장작이 쉽게 타 오르고 금방 시들어 지듯
그렇게 좋고 황홀했던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 같이 있었을 때는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그녀의 또다른 모습들이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오더군요.
무교동 술집을 드나들면서 숱한 사람들과
심지어 웨이터들도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이 아는 척을 하는 것과
회사 직원들과의 모임에서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거리낌없는 행동과 말투들.....
처음엔 그저 아는 친구들이려니?하고
무심히 넘어갔지만
평범한 사회초년 직장생활을 하던 나는
그렇게 소위 말하는 날나리들을
많이 알고 있는 그녀가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직원들이나 친구들과의 모임에서의
거리낌 없는 돌발 행동들이
저에겐 점점 부담감으로 자리잡기 시작하였습니다.
심지어 1박 2일로 교외선을 타고 놀러가는 기차안에서도
아는 척을 하는 남자들을 볼 정도 였으니....
자연히 "누구냐?" 이런 질문과
"그냥 아는 사람.." 이런 시큰둥한 답변이 오가면서
제 마음 한구석에서는 서서히 갈등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그녀 역시 저에게 속박당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듯
"이 여자는 어떤 여자인가?
어떤 사람이기에 이리도 많은 남자들을 아는 걸까?"
그러는 중에도 시간은 흘러갔고
의구심은 또다른 의심을 품게 되면서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그녀를 아는 사람들과의 사이를 두게 하고 싶었고
그들을 자주 보게되는 자체가 싫어
무교동 술집의 출입도 일부러 자제하면서
직장 직원들과 다른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고
단둘이 인천 월미도 송추 대성리...
교외로 놀러가는 식으로 만남을 이어 갔습니다
처음엔 잘 적응하면서 만나는 것 같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들이나 친구들과의 점잖은 술자리가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로 다가왔는지
심지어는 같이 만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더니
말다툼이 잦게되는 꼬라지가 되더군요....ㅡ,.ㅜ^
저는 그녀에게 "무교동 출입을 하지말라"고 하고
그녀는 "심심하고 친구들도 보고싶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하면서
둘 사이엔 서서히 차가운 기운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냉랭한 가운데 그녀는 계속 무교동 출입을 하고
저는 말리고 하면서 위태로운 만남을 이어가던
그 이듬해 가을 어느날
"이런 식으로는 사귈 수 없으니 서로 헤어지자"는
말을 남기고 그렇게 그녀는 가버렸습니다.
이별의 아픔을 잊으려
불같이 뜨거운 사랑을 했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를 탐닉했었던
그녀는
여린 가슴에 생채기만 남겨둔 채
그렇게 떠나가 버렸습니다.....
Deep Purple의 "Black Night" 연주에
앙증맞고 귀엽게 양 검지손가락 두개를 치켜들고
검은 생머리를 날리며 엉덩이를 흔들던
그녀는 그렇게 가을 어느날 미련없이
제 곁을 떠나갔습니다....
나 : "내가 처음 합석하자고 했을 때 왜 거절 안했니?"
그녀 : "깔끔한 곤색 정장에 곤색 넥타이와 흰 와이셔츠 입은 모습이 착해 보여서..."
에필로그 : 언젠간 다시 한번 볼 날이 있겠지 하며
무교동을 뒤지고 다니길 수개월..
친구 넘과 사귀다 찢어진 그녀의 친구를
정말 우연히 명보극장 매표소에서 만나
안부를 물어봤지만
그녀 역시 저와 헤어진 이후 만난적이 없었다며 ....
그 이후로
그녀의 행방을 아는 사람들을 찿아볼 수 없었습니다..
우이쒸....갑자기 기분이 거시기 하네....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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