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차분해야할 가을인데 우연히 가슴 설렘이 섞였습니다.
들뜨면 안되는데 가끔은 이유없는 반항기의 사춘기처럼
가을로 들뜰수도 있음을 알았습니다.
오늘은 매일 한 두병 내렸던 더치커피를 정리해서 서울 큰 딸에게 보냅니다.
나의 더치는 나만의 레시피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독특한 맛을 내주던 레시피도 곧 끝날것 같습니다.
이제는 경제적여력이 없어서라도 이 레시피는 다시 쓸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사향고향이를 혹사시키며 얻는다는 루왁커피입니다.
루왁만으로 더치를 내릴 수 없으므로 일반 더치용 원두와 적당량의 배합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역시 같은 배합의 더치가 딴 위치에서도 걸러지고 있습니다.
차갑게 얼음을 뛰운 극 저온의 커피가 내려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정성에 정성을 더한 더치를 내려 입 맛 까다로운 큰 딸에게 보내게 됩니다.
커피를 내리는 작업과 함께 나는 가을을 이유로 설렜던 내 가슴을 후련한 음악으로
가라앉히고 있습니다.
내 시스템은 점점 퇴화하여 10여년 전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시스템 뿐 만 아니라 음악들 조차....
엑티브 서브우퍼를 켜고 음악을 들어본 것이 언제였는지 아득합니다.
벙벙거리지 않게 적당량의 볼룸을 맞추면 속 후련한 쾌감이 느껴집니다.
도시에서 언감생심 서브우퍼한번 제대로 울려주지 못했던 그 억눌림이 사라지고
들썩이는 느낌을 즐기게 됩니다.
풍부한 저음이 과하다 느꼈던 클럭스우퍼도 이곳에서는 충분히 감당이 될 듯 합니다.
다시 듣고 싶네요 그 우퍼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