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선녀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꼬부랑..
재미나게도 불러댔던 동요 한 가락 ‘꼬부랑 할머니’
꼬부랑 할머니 동요가 한없이 처량하다 아름답다.
꼬부랑 할머니, 꼬부랑 어머니, 꼬부랑 울엄마.
하릴없이 저미는 소리되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울엄마 울엄마가 동요속의 꼬부랑 할머니 되셨다.
호미질, 모내기, 품삯일. 이, 저 일 마다 않으시더니
70평생 남으신 모습은 꼬부랑 할머니 되셨다.
아무도 모르라 모르라 남인 듯 꼬부랑 할머니 되셨다.
아기도 안 탄 애꿎은 유모차 밀고 어디로 가신다.
낮은 자리 그릇 하나도 못 내려 주저 앉으시고 만다.
자식 얼굴 만져주시는 두 손은 언제나 뜨거우신데!
오늘도 가을걷이 하시느라 바쁘다 바쁘다 하신다.
고추, 고구마, 콩, 깨, 쌀농사.. 10명이어도 힘든 일,
몸 바빠 마음 바빠 오늘도 바쁘게 또 아프게 사신다.
흰구름이 쉬엄쉬엄 하세요? 손짓하며 춤춘다.
코스모스가 할머니 어디 가세요? 살랑살랑 거린다.
꼬부랑 할머니, 울엄마는 가을선녀님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