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술잔 -- 김궁원
내 그리움이 비처럼 내리는 밤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이 마음인 듯하여
술잔을 든다.
한 잔 술에
마디마디 전해오는 술기운 앞에
내 안으로 향하는 또 하나의 내모습은
비에 젖어도 한 잔 술로 부르다.
두 잔 술에 기다리는 마음이 흔들리 때면
석 잔 술은 이미 마셔 버렸고
빗소리에 한 잔 술은 내가 마셨는데도
술에 취한 듯 그리움에 취한듯
빗물은 갈지자로 흐르고 있다
비가 내린다
이비에 가지마다 파란 싹은 춤을 추겠지
햇살에 미소 지면서
먼 그리움을 모르는 꽃들은
그저 웃으며 한잔 술에 취해가는
비가 오는 밤
그리움에 사람은 여기에 없다.
가을인데 너무 썰렁하여 올려봤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야근 끝날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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