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열시에 내가 먼저 퇴근하면,
씻고 오디오의 전원을 켜고,음악을 듣습니다.
아내가 퇴근할려면,아직 한 시간 가량 남았습니다.
따뜻한 이불 밑에서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니,
저절로 잠이 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깊이 잠들면 안됩니다.
아직 아내가 퇴근하지 않았으니까요.
드디어 열 한시가 넘어 올 시간이 되어갑니다.
지금쯤은 버스에서 내려서,골목길로 접어 들었겠네요.
차가운 바람이 가로등을 훑고 지나가는
썰렁한 골목에 인적은 없고,
도둑 고양이 발자욱 소리만 들리는듯...
열 한시 십분..
아래층 복도 발자욱 소리가 들리나 귀를 쫑곳 세우고 듣습니다.
곧 이어 음악 소리 사이로,쿵 쿵 쿵,계단을 올라 오는 소리가 들리고
문 앞 전등이 켜지면,
우유 빛 유리 사이로 검은 그림자가 비추입니다.
"당신이야?" 하며 문을 열면
추위에 파랗게 언 중년 여인이
이 세상 단 한사람이 반겨주는 누추한 곳으로
성큼 들어 옵니다.
그 시각 어두운 밖에는 휭 하고 겨울 바람만 불고 있습니다...2010.11.23
.......예전 내가 "김진우 "라는 차명 아이디로 활동 할때 쓴 글입니다.
요즘 고생하는 와이프를 보니 새삼 그 시절이 생각나서
다시 옮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