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총각시절에 지인의 아이얼굴을 그린 그림을 액자에 끼려고
액자가게에 들렀습니다.
작업을 끝낸 액자를 보니,
유리 안 한쪽 귀퉁이에 조그만 나무조각 티끌이 끼어있더군요.
그걸 발견한 제가 주인아저씨께,
"선물할건데 티끌이 끼어있네요.. 저거 빼주세요~ " 하니,
주인아저씨가 인상을 팍 쓰더니,
"거 참 젊은 사람이 까증맞게구네.. 자네 그러면 나중에 마누라 도망가네.
사람이 좀 유들유들할줄도 알아야지~"
헐!
깔끔하고 보기좋은 그림을 갖다드려야 받는 사람도 기뻐할텐데,
그냥 해달라는것도 아니고 돈주고하는건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않고,
내 성격이 까증맞네 운운하며 손님 기분을 상하게 하다니..ㅠㅠ
기분이 안좋긴했지만 말싸움을 하면 기분이 더 상할것 같아,
다시 해달라고 좋게 얘기하여 티끌을 빼냈습니다.
툴툴거리며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직업에 긍지를 갖긴 고사하고,
마치 하기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있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이런 사람이 꼬박 이틀을 그림 그리느라 정성을 다했던 타인의 노고를 알기나 할까요?
아무튼 그뒤로 그 액자가게는 다시 가지않았지만,
주인이 했던 얘기가 오랬동안 제 뇌리에 머무르더군요.
주인이 말했던것처럼 과연 내성격이 까증맞아,
나중에 결혼하면 마누라가 도망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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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착하고 후덕한 여자를 만나,
아들 둘낳아 잘키우고, 33 년 째 도망가지않고 잘살고 있습니다..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