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연이 닿은) 지인과 가볍게 저녁을 하고 있었습니다.
술한잔 하면서 이러저러한 시덥잖을만한 일들을 얘기하면서요..
요즘은 더 하지만 흔히 이야기 하면서 가끔 문자도 오고 톡도 오고해서 중간에 이야기가 끊기기도 합니다.
그날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분이 문자가 왔는지..잠깐 말을 멈추고 휴대폰을 들다보더니..
이유는 모르겠지만..본인 휴대폰에 저장된 목록(이름과 전화번호)을 죽~ 넘기더군요..
옆자리에서 주~욱 넘기고 있는 휴대폰을 풀린 눈으로 스쳐보다가...
문득, 낮익은 이름이 보이길레 무심코(동명이인이야 세상에 천지이니) 혹시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던) 저 분 어떻게 아는 사이냐? 물었죠..
그랬더니 이렇게 저렇게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다 그러더라구요..
그러냐.. 나도 아는 이름이길레 궁금해서 물었다..그런데 그 양반 인상착의는 어떻냐?.. 물었죠..
당연히 가쉽거리 수준에서의 대화 였습니다.
인상착의가 이러쿵 저러쿵 하는데..머리가 둘 달리거나, 다리가 셋이거나 하지 않고..그져 그런 평범한 사람이더라구요..
술김에 밑져야 본전이니 한번 통화 시켜봐 달라..했습니다..
그러곤 연결이 된 전화를 넘겨주길레...
"혹시 ...말입니다..예전에(한 20여년 전에) 인제쪽에서 군대 생활하지 않았습니까? 했더니..
"그렇다. 그런데 그건 어떻게 아느냐?..넌 누구냐?.." 뭐 이러더라구요...
그래서 좀 더 구체적으로.."그럼 네가 인제에서 내 선임으로 있던 000 병장이냐?" 그랬더니..
갑자기 기차가 화통을 삶아먹은것 처럼 "푸~하하하.......... 맞다, 나다.."
이렇게 20여년 만에 군대 선임을 만났지 않겠습니까. 직속은 아니었지만 한동안의 시간을 공유했던 사람을요..
군대 선임을 크게 [나쁜놈, 그져 그런 놈, 괜찮은 놈]으로 나눈다면 그 양반은 젤 마지막에 분류할만 한 사람이었습니다.
다음에 날을 잡아 셋이 만나 서로들 "어떻게 이런일이?"하며 웃었더랬습니다.
물론 그 양반은 지금도 가까이 지내고 있고요..* 기수차이가 꽤 있는편이고 나이도 3살 차이가 있는데 총소년이 돼다보니..서로 호칭이 좀 애매하긴 한데-나쁜 놈 부류면 무조건 말을 놓은 경향이 있죠- 그냥 서로 서로 부대끼지 않고 얼굴 보고 있습니다.
중간에 20여년이 비어있긴 했지만 현재의 각자 생활속에서 공통분모를 찾아 가끔 보면서 웃고 떠들고...
그렇게 보내고 있습니다.
*아래는 (그 양반과 함께 한)공통분모중에 하나이고요.. ^^